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이-팔 지도자 회동 “양측 모두 물러서야”

입력 2015-10-22 04:00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유혈 충돌로 긴장이 고조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각각 방문해 양측 지도자에게 충돌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반기문 총장은 20일(현지시간) 오후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위험한 긴장 상태에서 양측이 모두 물러서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21일 전했다.

반 총장은 또 “지금의 불안정한 상황이 팔레스타인의 국가 건립 희망과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열망을 해치고 있다”며 “양측은 위험한 나락으로 빠져들 수 있는 것을 피하기 위한 가능한 한 모든 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충돌은 너무 오랫동안 지속했다”며 “우리 어린이들의 미래를 위해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이-팔 2국가 해법’을 보호해야 하며 평화로 향하는 길로 국민을 인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양측이 즉각적으로 평화와 진정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정치적 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가 지금의 충돌 사태가 팔레스타인에서 촉발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양측의 협상 여지는 여전히 좁은 것으로 관측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의 양측 충돌을 이끈 것은 이스라엘의 점령과 장기간 평화협상 과정, 유대인 정착촌 건설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의 테러리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이슬람국가(IS)와 하마스에 합류해 ‘이스라엘이 알아크사 사원을 위협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신념을 갖고 그 성지를 지켜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21일에는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서안 지역 라말라를 방문해 압바스 수반과 회동한다. 반 총장은 이 자리에서 팔레스타인의 대규모 민중봉기로 확산할 수 있는 이번 폭력 사태가 진정될 수 있게 해달라고 압바스 수반에게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최근 양측의 충돌로 부상하거나 숨진 이들의 가족들을 방문해 위로를 전할 예정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