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가 사립외국어고등학교 설립을 추진하면서 폐교하려고 했던 여도중학교를 일단 존치시키기로 했다. 시가 여도중 폐교를 밀어붙이다 지역시민사회단체와 학부모들의 반발에 이어 초등학교 학생들까지 거리로 뛰어나와 피켓을 들고 반대 시위를 벌이자 일단 폐교 방침은 철회한 것이다.
여수시는 여도중학교를 폐교하지 않고 공립으로 전환 후 존치시킬지, 공립 전환 후 이전할 것인지에 대해 관련단체와 학부모들, 시민사회단체와 공동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해 나갈 방침이다고 21일 밝혔다.
하지만 지역시민사회단체와 여도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여수시의 사립외고 설립에 대한 원천적인 철회 방침이 없을 시에는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립외고 설립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여도초·중학교 학부모 400여명은 이날 오전 여도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여수시가 추진 중인 ‘여도초·중 공립 전환 및 폐교 후 사립외고 설립’에 대한 반대를 외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22일 여수시청 정문 앞에서 집회를 가진 후 반대 서명지를 주철현 여수시장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여수시는 지난해 민선6기 출범과 함께 침체한 지역 교육의 발전을 위해 사립외고를 추진해왔다. 시는 이를 위해 여도초등학교를 공립으로 전환하고 여도중학교를 폐교한 뒤 사립외고 설립을 추진하면서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급기야 해당학교 초등학생들이 관할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하고 지난 15일부터 여수시청 정문과 여수시청 민원실 앞에서 ‘여수시 사립외고 설립 반대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들은 오는 30일까지 반대 집회를 열며 사립외고 설립 부당성에 대한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시 정책에 정면으로 반대하며 학급회의를 열어 반대 집회에 나선 것은 전국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다.
여수=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초등학생 피켓 시위(?)에 정책 바꾼 여수시
입력 2015-10-21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