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좋으면 쓴소리도 단소리” 원유철 “나의 점수는 B+”

입력 2015-10-21 16:51

취임 100일을 맞은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21일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가 대통령과 가까운 게 당연한 일"이라며 자신을 '신박(新朴·신 박근혜계)'으로 불러도 개의치 않겠다고 밝혔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 체제에 비해 당청 관계가 개선돼 '신박'이란 별칭이 붙었다는 기자들의 평가에 "'신박'이라면 기꺼이 수용하고, 또 그렇게 불러줄 것을 요청하겠다"며 "그 표현에 거부감이 없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해 '쓴소리'를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관계가 좋으면 쓴소리도 바로바로 잘 전달된다"며 "평소 소통이 잘 되면 모든 소리가 잘 전달되고, 쓴소리도 '단소리'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100일의 성적표를 매겨달라는 요청에 "무난하게 대과(大過) 없이 각종 현안에 대해 잘 처리해왔지 않느냐 싶어 'B+' 정도 줘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국회에 계류된 '경제 활성화 4법'과 관련해선 국제의료사업지원법, 관광진흥법, 서비스산업발전지원법, 의료법 순으로 여야 간 쟁점이 적어 처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의 성과를 내는 것은 역사적 책무"라며 "매주 금요일을 법안 통과를 위한 협상의 날로 만들자는 제안을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했다"고 소개했다.

원 원내대표는 "당내 화합과 국정 개혁과제의 완수만 충족되면 새누리당이 다시 한번 여당으로 일할 기회를 (내년 총선에서) 얻으리라 확신한다"며 "당이 필요로 할 때 (계파의) 균형추 역할을 통해 당내 화합을 이뤄낼 것"이라고 했다.

원 원내대표는 최근 공천룰 관련 당내 논란에서 김무성 대표의 '전매특허'인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무산을 선언하고 '제3의 길'을 제안하거나 공천특별기구 구성에서도 '이주영 위원장, 황진하 총괄간사'의 대안을 제시했다.

공천룰과 관련해 원 원내대표는 "마음속에 (국민 여론조사와 당원 여론조사 등의) '황금비율'이 있다"며 "특별기구가 구성돼 공천룰을 이야기할 때 제 의견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공천특별기구 구성과 관련해선 "용광로 같은 역할을 하는 특별기구가 돼야 한다"며 "모두 승복할 수 있는 인선안을 당 대표께서 구상할 것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국의 현안으로 떠오른 역사 교과서 국정화가 '역풍'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는 수도권 의원이 적지 않다는 지적에는 공무원연금 개혁 사례를 들어 "초기에 많은 의원의 걱정이 있었지만, 결국 국가의 미래를 위해 집권당으로서 책임 있게 해야 할 일이었다"며 "교과서 문제도 그렇게 함께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 합의 추대된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정기국회 종료 직후 정책위는 총선 모드로 돌입할 계획"이라며 "내년 선거가 '정책 선거'의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내년 선거는 철저히 통합과 국민 민생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탄탄한 중산층 키우기와 '역전의 사다리' 세우기를 총선 전략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예산 심의,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4대 개혁 관련 법안에 집중하겠다"며 "그게 국회의 책무이자 국민에 대한 마땅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대표는 자신과 함께 당 지도부 '투톱'을 구성한 원 원내대표에 대해 이날 경남 고성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원내대표의 역할은 야당과의 협상을 잘하는 건데, 지난 100일 동안 야당과의 협상을 아주 잘해왔다"고 평가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