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영국 의회연설서 연설했으나 반응은 영 아니었다

입력 2015-10-21 08:50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일(현지시간) 자신의 영국 국빈방문이 양국관계를 “새로운 고도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영국 의회나 주요 인사들의 반응은 별로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국빈방문 첫날인 이날 시 주석은 영국 의사당 웨스트민스터의 로열 갤러리에서 중국어로 한 연설에서 “양국이 유라시아 대륙의 양쪽 반대편에 있지만, 오랜 공동의 깊은 상호 애정을 갖고 있다”며 양국 간 우호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국이 중국 이외 지역에서 위안화 거래가 가장 많은 곳, 유럽연합(EU) 국가 가운데 중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은 곳 등이라는 사실을 나열한 뒤 “양국이 더욱 상호의존적이고, 공동의 이해를 지닌 사회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권문제를 의식, “오늘날 중국민은 모든 면에서 법질서를 높이고 있다”며 “우리 목표는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을 확실히 하는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은 영국 의원들에게 “중국을 더욱 자주 방문해 중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중국의 변화를 경험하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현명한 자는 보는 것보다 더 많은 기회를 만든다’는 중세 영국의 궁정 고위직을 지낸 프랜시스 베이컨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인 시 주석의 영국 의회 연설은 11분 만에 끝났다. 연설 도중 한 차례의 박수도 나오지 않았으며 연설이 끝나고서도 기립박수를 하는 장면이 연출되지는 않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연설 도중 동시통역기를 하지 않은 채 앉아 있었는데 영국 일간 가디언은 “총리가 벼락치기로 중국어를 공부했나?”라고 꼬집기도 했다.

또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시 주석을 소개하면서 미얀마 아웅산 수치 여사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연설한 곳이라고 언급하고 “우리는 단순히 세계에서 강한 국가 아니라 세계적 도덕적 영감을 주는 나라가 되기를 바라야 한다”고 했다. BBC는 이는 인권문제에 대해 중국을 비꼬는 것으로서 여겨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