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에 편승해 인터넷 상에 유대인에 대한 공격을 선동하는 동영상을 집중 유포하고 나섰다.
18∼19일 이틀간 IS가 유포한 관련 동영상은 모두 8건이다. IS의 테러 선동 동영상은 셀 수 없을 정도지만 이번엔 같은 주제로 이라크, 시리아, 예멘의 IS 지부를 자처하는 산하 조직들이 일제히 제작·유포했다는 점에서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조직적인 배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동영상은 이스라엘인과 군경을 공격하는 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을 칭송하고 이들을 본받아 유대인을 위협해야 한다는 내용을 공통으로 담았다.
‘유대인에 대한 테러의 귀환’이라는 제목의 한 동영상에선 이스라엘인을 공격한 팔레스타인인을 칭송하면서 이들을 ‘굴복을 거부하고 시온(이스라엘)의 후손을 공포에 떨게한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라고 찬양했다.
IS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을 선전 주제로 삼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보복성 유혈 충돌이 격화하는 상황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팔레스타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양측의 유혈 충돌이 격화할수록 아랍권에서 고조되는 종교·인종적인 동질감과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감을 이용해 신입 대원을 모집하겠다는 계산이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나다브 폴락 연구원은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간 갈등은 IS에게 매우 효과적인 대원 포섭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스라엘으로서도 유용한 전략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증폭된다. 만인의 적인 IS와 팔레스타인을 엮어 싸잡아 비난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해 유엔 총회 연설에서 “하마스가 IS이고, IS가 하마스”라며 같은 테러조직이라는 수사를 통해 도매금으로 몰아붙인 바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IS, 이-팔 충돌 틈타 유대인 공격 조직적 선동
입력 2015-10-20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