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는 당이 2개 있다. 장마당은 이익이 되는데 노동당은 이익이 안된다."
최근 북한 사회에 떠도는 말로서 북한 실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가정보원 국정감사를 마친 새누리당 이철우,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간사가 20일 브리핑을 통해 전달한 내용이다.
북한은 과거 수령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했는데 지금은 돈에 대한 충성심이 많은 사회로 바뀌고 있다는 게 국정원의 분석이다.
그도 그럴 게 암거래가 횡행하는 장마당이 380곳이나 되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인구도 370만명으로 정보가 활발히 유통되기 때문에 과거처럼 외부 소식을 차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외국에 나간 근로자만 5만8천명이며, 이들의 수입을 합산하면 1억3천만∼1억5천만 달러로서 북한 지도층에서도 함부로 무시하지 못할 존재다. 그동안 해외 근로자를 누계로 따지면 22만명이어서 소위 '외국물'을 먹었다는 이들의 입소문도 도저히 차단하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한다.
그래도 한국산 휴대전화와 '카카오톡'은 해킹 등의 우려로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3대 세습을 하는 동안 이렇게 시장 경제 요소가 퍼지고, 외화 벌이를 위해 외국에 나가는 '인민'이 늘어나면서 탈(脫) 사회주의를 촉진하고 있다는 게 국정원의 분석이다.
돈벌이를 위해 해킹 조직을 해외에 파견하는 사례도 포착됐다.
현재 중국, 말레이시아 등에 1천100여명이 파견됐으며, 지난해 북한 IT 인력 1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연평균 소득은 2만달러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해외근로자가 받은 3천달러의 7배 수준이다.
또 올해는 노동당 창건 행사를 벌이면서 상납금을 강요해 해외 근로자의 불만이 치솟아 "밀린 임금을 주지 않으면 상상도 못할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현지 북한 간부를 위협하는 사례도 알려졌다.
이 의원은 "빨치산 손녀도 해외에 가서 6개월만 있으면 김정은 욕을 하게 된다고 한다"면서 "북한 사회의 통제가 어려워지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심지어 중동 지역에서는 기온이 섭씨 50도를 넘으면 외부 노동을 금지하지만 북한 업체들은 이를 무시해 일사병을 포함한 안전사고로 사망 사고까지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2002년 10월 착공한 후 공정이 더뎠던 백두산발전소를 2015년 4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방문해 노동당 창건 70주년인 10월까지 완공하라고 지시하는 바람에 '날림 공사'를 벌여 댐 중간 지점이 붕괴하는 사고도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북한에는 당이 2개 있다...노동당과 장마당” 장마당 380곳 경제 좌지우지
입력 2015-10-20 1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