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조카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자살일까

입력 2015-10-20 17:14
조희팔 조카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희팔의 중국 도피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그는 조희팔 재수사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었다.

20일 오후 1시쯤 대구 동구 효목동의 한 사무실을 방문한 A씨는 유모(46)씨가 책상 의자에 앉은 채로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유씨는 조희팔 누나의 아들이다. 그는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한다. A씨는 의사 지시에 따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변사 신고를 접수한 건 1시48분이다.

A씨는 유씨를 들어 옮길 때 몸에서 약 냄새가 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몸싸움 흔적 등 타살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유씨가 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씨는 조희팔이 중국으로 밀항할 당시 먼저 옌타이로 건너가 배를 섭외한 뒤 공해상으로 끌고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조희팔의 중국 내 도피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다. 유씨는 중국에서 10년 정도 거주하며 사업을 해 현지 사정에 밝았다고 한다.

유씨는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에서 조희팔이 죽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조희팔 측근과 통화하면서 조희팔이 살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최근 녹음파일을 통해 공개됐다. 그가 심리적 부담을 느껴 자살했을 가능성이 있다.

지금으로선 타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희팔 사기 피해자 단체인 ‘바른가정경제실천을 위한 시민연대’ 측은 “유씨가 입을 열면 다칠 사람들이 자살로 위장해서 죽였을 수도 있다”며 “경·검은 그 가능성도 열어 놓고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은 병원 검안 결과가 나와 봐야 안다”며 “아직 조사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대구동부경찰서는 A씨를 상대로 유씨 발견 경위와 당시 상황, 유씨와의 관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강창욱 신훈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