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 숨질 동안 국가는 뭐했나?’ 마포 정신장애男, 형 곁에서…

입력 2015-10-20 16:14 수정 2015-10-21 13:54

“배고파 형…”

정신장애 동생이 형 곁에서 굶어 숨진 채 발견돼 이웃을 슬프게 했습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오전 10시쯤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주택에서 박모(50)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박씨의 어머니(81)가 발견해 신고했다고 20일 밝혔는데요.

경찰이 문을 열자, 50대인 박씨의 형도 집안에 함께 있었습니다. 형제 모두 정신장애 2급 장애인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자였죠.

네티즌들은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길 바란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세모녀 사건으로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를 한다더니 아사할 때까지 도움의 손길 하나 없었네”

“30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

“세금으로 수천억원을 걷어가는데 이런 분들에게는 왜 혜택이 돌아가지 않나요”

“지역 주민이 굶어죽을 때까지 주민 센터에선 뭐하고 있었나”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하늘나라에서는 맛있는 음식 배불리 드시고 편히 쉬세요”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박씨의 어머니는 최근 넘어져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가 퇴원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들은 숨진 상태였죠. 박씨의 시신에는 싸운 흔적 등의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고령의 어머니가 집을 잠시 비운 사이, 정신장애를 앓는 50대의 두 형제는 외로움과 싸워야 했습니다. 이들을 담당하는 사회복지사는 나흘 전인 이달 16일 오후 4시30분쯤 박씨를 집 앞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