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깜짝 출마하나

입력 2015-10-20 15:57

최근 월가를 중심으로 마이클 블룸버그(73) 전 뉴욕시장을 미국 대선 후보로 밀자는 움직임이 일면서 그가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십수년간 꾸준히 잠재적 대선 주자로 꼽혀왔으며, 이번이 아니면 고령 때문에 다시 대선에 나서기 어려워 주변에서 출마를 권유하는 목소리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NYT에 따르면 미국의 유명 정치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브레머 대표는 지난달 말 트위터를 통해 “블룸버그 전 시장이 무소속 대선 출마를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 역시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가 유력 후보로 올라선 만큼 그다음 억만장자 후보, 즉 블룸버그 전 시장이 링에 뛰어들 차례다. 그는 최고의 시장이었다”며 이런 분위기에 더욱 불을 지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을 대선 후보로 추대하는 움직임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인물은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인 빌 애크먼이다.

그는 몇 주 전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에 있는 블룸버그 전 시장의 타운하우스에서 열린 한 파티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에게 출마를 촉구한 데 이어 2주 전 열린 콘퍼런스에서도 “블룸버그의 당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월가를 중심으로 그의 출마 여부가 큰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현재까지 출마를 선언한 공화, 민주 양당 후보들 가운데 월가의 입맛을 맞춰줄 후보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의 경우 기업가 출신이긴 하지만, 부자 증세 등 오히려 기업가들이 싫어하는 경제공약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친(親) 월가 이미지가 비교적 강한 정치인이었으나, 경쟁후보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영향으로 역시 월가에 대한 규제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원래 민주당원이었으나, 2001년 뉴욕시장 출마 땐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그러다 2005년 뉴욕시장에 재선된 이후 2009년 3선 도전 땐 무소속으로 또다시 적을 바꿔 출마해 당선됐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