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로 꼽히는 개의 기원이 중앙아시아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1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이 소개했다.
미국 코넬대학교 애덤 보이코 교수 연구팀은 공인된 161개 품종의 순종 개 4676마리와 38개국 마을 주변에서 서식하는 떠돌이 개 549마리의 유전자를 연구한 결과, 오늘날의 개는 몽골이나 네팔 인근 지역에서 늑대들이 인간에게 길들여지면서 인간 사회에 편입된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 게재된 이 연구에서 연구팀은 순수혈통의 개는 물론 전 세계 개의 75%를 차지하는 떠돌이 개까지 연구 대상에 포함시켰다. 보이코 교수는 “다양한 지역에서 많은 떠돌이 개를 조사하다 보니 다양화 유형을 좁힐 수 있었다”고 BBC에 말했다.
연구팀은 서로 가까운 곳에 있었던 개의 유전자를 연구한 결과 밀접하게 연결된 유전적 특징의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고, 마침내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개 사육이 시작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동안 개의 기원을 두고 학계에서는 중동이나 동아시아, 유럽 등지에서 먹이를 찾아 사람이 버린 음식 쓰레기를 찾아 헤매던 늑대가 개로 사육됐을 것이라는 가설들이 다양하게 나왔다. 늑대가 인간에 길들여지는 것이 가능하다는 데까지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개의 DNA에서 이를 뒷받침할 직접적인 증거가 확인된 적은 없었다.
보이코 교수는 이번 연구가 이런 논쟁을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개의 기원이 되는 곳을 알아냄으로써 고고학 유적지에서 발견된 ‘고대의 개’ DNA를 분석하는 등 추가적인 연구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학계에서는 인간이 최소 1만5000년 전부터 개를 키우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그 경위가 무엇이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보이코 교수는 인간이 개를 키우기 시작한 것이 ‘사냥’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이 사냥한 대형 포유류 고기를 늑대들이 먹으면서 (사육이) 시작됐을 것”이라며 “(고기를 얻어먹는 데) 적응하려고 온순함과 작은 몸집, 이른 출산 등 유전적 변화를 수용했다면 이는 포식자로서 서식행태와 양립하기 어려운 진화 과정을 밟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사람의 ‘베프’ 개의 기원은 1만5000년 전 중앙아시아의 늑대”
입력 2015-10-20 1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