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학생의 국정교과서 도입에 대한 제고를 당부하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이라고 소개한 A군의 글은 당 태종과 사관의 일화 소개로 시작한다.
내용은 이랬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당 태종이 방현령에게 이르기를 "선대의 사관이 기록한 것을 임금에게 보지 못하게 한 것은 무슨 이유인가?"
방현령이 대답하기를 "사관은 거짓으로 칭찬하지 않으며 나쁜 점을 숨기지 않으니, 임금이 이를 보면 반드시 노하게 될 것이므로 감히 임금에게 드릴 수가 없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당 태종은 본인의 실록을 보여 달라고 재차 요구했고 당대 현명한 재상이었던 방현령도 오히려 사실을 숨기고 바른대로 실록을 쓰지 못했다.
그 후 당태종은 후세의 비난을 면할 수 없었다.
A군은 태조실록에 나와 있는 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 이런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다만 이번 정부주도의 국정화교과서 편찬은 정말 도무지 상식적으로 이해 할 수 없다”며 글을 쓴 이유를 밝혔다.
A군은 이렇게 쉽게 교과를 재편찬하면 앞으로도 역사교과서는 끊임없이 후대에 "전 정부도 했는데 우리는 못해?"라는 명목하에 당연한 일이 돼버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렇게 될 경우 어느 누구도 떳떳이 살아갈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역사교과서에서 특히 민감한 부분인 근현대사가 어느 쪽에게는 불편한 내용으로 있을 수도 있다”며 “그렇다면 보고 반성하고 본인들을 경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A군은 국정교과서는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 아닌, 나라의 역사를 위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중요한 일이므로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길 당부하며 글을 맺었다.
또 다른 고등학생 B군이 게재한 글도 500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리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B군은 “역사는 지배계층의 이야기이자, 지난 긴 시간동안 이긴 자가 서술한 역사라고 생각하기에 역사는 절대 객관적일 수 없다”며 “역사를 통해 우린 미래를 예측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를 알 권리와 자격이 있다”며 “역사를 배우면서 과거의 우리가 잘했던 일들에 자부심을 느끼고 좋은 점을 배우고 잘못된 점은 인정하고 앞으로는 그러한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도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올바른 역사를 배우고 싶다는 것”이라며 “역사만큼은 한곳에 치우치지 않은, 한 가지 관점이 아닌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고 생각 할 수 있는 역사를 배우고 싶다”고 주장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