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유령 장애인 후원단체 만들어 11억 가로챈 일당 검거

입력 2015-10-20 11:36
기업형 유령 장애인 후원단체를 만든 뒤 기부자 수천명으로부터 10억원대의 후원금을 가로챈 일당이 검거됐다.

경기도 고양경찰서는 6488명의 기부자로부터 후원금 11억5085만원을 받아 챙긴 운영자 A씨(42·남) 등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텔레마케터 C씨(49·여) 등 공범 1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구속된 A씨는 과거 장애인 후원단체에서 텔레마케터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같이 구속된 운영자 B씨, 명의사장 D씨 등과 J복지회라는 유령 후원단체를 만들기로 공모했다.

이들은 2011년 3월부터 지난 7월까지 고양시에 사무실 2곳을 차린 후 11명의 텔레마케터를 고용해 전화번호부에 나와 있는 개인, 기업체, 관공서, 종교단체 등에 무작위로 전화해 후원금을 챙기는 수법을 썼다.

특히 이들은 “여기는 장애인 후원단체로 독거노인, 중증장애인,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정기적으로 생활필수품을 지원하고 사랑의 나눔 행사를 하고 있으며, 기부금은 연말정산 때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속여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까지 입금 받았다.

이들은 모금액 11억5085만원 중 장애인을 위해서는 694만원만 지출하고 나머지는 수당 명목으로 나눠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고양=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