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살해’ 의족 스프린터 피스토리우스 1년 만에 석방

입력 2015-10-20 09:50
영국 BBC방송, 로이터통신

여자 친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석방 예정일보다 하루 앞선 19일(현지시간) 풀려났다.

피스토리우스는 형량이 무거운 살인죄가 아니라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로 인정돼 5년형을 선고받아 작년 10월 20일부터 복역 중이었다.

남아공 교정 당국은 피스토리우스를 이날 석방해 가택 연금에 처했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발송했다.

피스토리우스가 복역하기 전에 살았던 프리토리아의 삼촌 집에는 출입 흔적이 목격되지 않았다.

예정일 전날 밤에 석방된 것은 피스토리우스의 출소 장면을 취재하려는 기자들이 몰려들어 호송 절차가 번잡해질 것을 피하려는 교정 당국의 의도로 보인다.

남아공에서는 5년 이하 형량의 경우 6분의 1을 복역하면 가석방될 수 있어 피스토리우스는 이미 가석방 자격을 갖췄다.

피스토리우스는 풀려났더라도 남은 복역 기간인 2019년 10월 20일까지 가택 연금 상태로 지내면서 심리 치료를 받아야 하며 무기류를 소지할 수 없는 등의 조건을 지켜야 한다고 교정 당국은 밝혔다. 다만, 피스토리우스가 운동 훈련을 할 수 없다고 못박지는 않았다.

남아공 검찰은 피스토리우스의 살인 혐의가 기각된 것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해 내달 3일 상고심이 시작된다.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피스토리우스는 최소 15년을 복역해야 한다.

피스토리우스는 2013년 2월 프리토리아 동부의 자택에서 화장실 안에 있던 여자친구 스틴캄프(당시 29세)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했으나 ‘외부인의 침입으로 오인해 총격을 가했다’는 주장으로 과실치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받았다.

의족을 단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해 비장애인과 겨룬 최초의 장애인 선수가 됐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