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인격살인적 거짓 선동” 與 “옹졸하고 무례하다”

입력 2015-10-19 20:24

새누리당은 19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를 '친일·독재 후예'라고 공격한 데 대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당 지도부와 초·재선 의원을 망라해 "무례하다", "옹졸하다", "형편없다", "사이비 진보" 등 거친 표현이 동원됐다.

문 대표는 전날 학부모 간담회에서 "두 분(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선대가 친일·독재에 책임 있는 분들이다 보니 그 후예들이 친일과 독재의 역사를 미화하고 정당화하려는 것이 이번 교과서 사태의 배경이고 발단"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문 대표가 자신의 이름을 직접 거명해 비판한 데 대해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는 것은 정치의 도를 벗어난 무례의 극치"라며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문 대표를 향해 "인격살인적 거짓 선동"이라며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제1야당 대표 입에서 나온 거라 믿기 힘든 충격적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간담회에서 교과서 국정화로 수능 부담이 커진다고 주장한 데 대해 "(여러 교과서 중) 다른 교과서에서 나오는 내용이 수능이 출제될까봐 전전긍긍하는 학부모에게 이게 무슨 얘기냐"고 반문했다.

다른 의원들도 각종 모임이나 라디오 인터뷰 등으로 문 대표의 발언을 난타했다. 이들 사이에선 문 대표의 발언이 국정화의 명분에 힘을 더 실어줬다는 주장도 나왔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교과서를 고리로 야권의 '공동전선'이 형성되는 데 대해 "고질병처럼 선거를 앞두고 야권 연대를 만지작거리는 모습이 놀랍다"며 "야권 야합이란 얄팍한 꼼수가 재현되지 않나 우려스럽다"고 경계했다.

김영우 의원은 이날 당내 초·재선 모임인 '아침소리'에서 "교과서 문제를 부모 자식 사이의 문제로 환원하는 것은 비윤리적, 비합리적, 비도덕적"이라며 "문 대표가 '사이비 진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연좌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김성태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옹졸한 심증에서 나온 형편없는 발언"이라고 깎아내린 뒤 "국민에게 엄청난 심판을 받을 일"이라며 문 대표의 발언이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김 대표가 학부모 상대 홍보 영상을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배포할 예정이다. 또 당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에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을 추가 투입하는 등 '화력'도 보강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립 현충원을 참배한 데 이어 6·25 전쟁 유해발굴감식단의 업무보고를 받는 등 '역사·안보 행보'에 나섰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역사 교과서에 희생된 무명 용사와 전쟁 영웅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는 반면 양민 학살만 부각돼 있다"며 "이러니 누가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려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선 국정화 드라이브에 대한 거부감도 표출됐다.

김용태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국정화를) 일방적으로 선언해 놓고 따라오라는 식이니 의원들도 당혹스럽다"고 지적하면서 "나라 전체를 들었다 놨다 했던 노동개혁은 어디 갔느냐는 얘기, 집권 세력으로서 무책임한 게 아니냐는 얘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역풍을 우려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