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셰스쿠의 인구 증가 정책이냐?” 저출산 대책에 비난 봇물

입력 2015-10-19 14:57
사진=위키백과 캡처
사진=JTBC 뉴스 캡처
결혼을 유도해 저출산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미혼 남녀 단체 맞선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는 정부의 계획에 비판 여론이 거세다. 정부는 경제적으로 불안한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해 출산율이 감소한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이런 대책을 내놨지만 온라인 곳곳에선 현실성 없는 대책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노예를 교배시켜 개체수를 늘리겠다는 비책이라는 조롱에 가까운 의견이 네티즌들의 큰 공감을 얻었으며 과거 루마니아 독재자의 비인간적인 인구 증가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19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정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안을 담은 기사를 공유한 게시물이 쏟아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각종 포털 사이트에는 ‘저출산 해결방안’이나 ‘저출산 고령화 해결방안’ 등이 완성 검색어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정부가 내놓은 저출산 해결방안은 ‘보육료 지원을 통한 육아부담 덜기’라는 기존 취지에서 ‘결혼하기 좋은 사회 만들기’로 초점이 바뀌었다. 이는 결혼하지 않거나 늦게 결혼하는 결혼문화가 저출산의 핵심 원인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미혼자 비율이 2001년 22%에서 2010년에는 41%로 크게 늘었고 25세 미만의 기혼 여성 평균 출산율은 2.03명인데 반해 35세 이상은 0.84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정부는 이에 일환으로 내년부터 미혼 남녀 단체 맞선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더불어 혼외출산 으로 태어난 아이도 차별받지 않는 ‘비혼?동거 가정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청년 일자리를 2017년까지 4만개 이상 만들고 예비부부에게도 임대주택 우선순위를 주고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 금액도 대폭 높여 교육과 취업, 주택 등 결혼과 출산을 방행하는 요인을 제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수많은 네티즌들은 황당하고 무지한 대책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가임 여성을 군대처럼 강제 징집해 출산하지” “노예들을 교배시켜 개체수를 늘리자는 건가” “국민을 교미시켜야 하는 강아지 취급 한다” 등의 반응을 쏟아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다수의 네티즌은 루마니아 전 대통령이자 독자자인 니콜라에 차우셰스쿠(1918~1989년) 의 비인간적인 인구 증가 정책과 비교하기도 했다.

엔하위키에 따르면 차우셰스쿠는 노동력 확보를 위한 인구 정책을 펼치면서 피임과 낙태를 금지했으며 각 가정마다 자녀 넷을 의무적으로 두도록 강요했다. 또 ‘금욕세’라는 법을 신설해 자식이 없는 사람에게 세금을 매겼고 일부러 임신을 회피하는 것인지 감시하기 위해 월경 경찰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 결과 출산율이 2배로 증가했지만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서 적절한 일자리가 제공되지 않아 청년 실업자가 급증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정부의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차우셰스쿠의 인구 증가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입을 모으며 우려했다.

이 밖에도 “결혼 시켜 놓으며 아이가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처럼 생각하는 정부 답답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차우셰스쿠랑 다른 게 뭔지 의문이다” “최종 종착지는 성폭행의 합법화가 될 확률이 40%다” “사람들이 기계라고 생각하는 건가” “출산율에 목매지 말고 지금 있는 국민들 먼저 챙기길 바란다” 등의 반응도 잇따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