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던진 벽돌에 맞아 숨진 용인 ‘캣맘’의 딸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남겼다는 글이 네티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딸은 아직 엄마를 잃은 슬픔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함께 고통을 나눠준 커뮤니티 회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18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자신을 피해자의 딸이라고 소개한 A네티즌은 최근 여성 커뮤니티에 글을 남겼습니다. A씨 아직 엄마를 잃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엄마가 없다는 걸 언제 실감하게될지 몰라 걱정된다고 적었습니다.
“어제 납골당에 잘 모셔드리고 왔고 집에 왔는데 실감이 나는 건지 아닌지 모르겠어. 한편으론 엄마가 오랜 시간 여행간 것 같아 덤덤한 것 같아. 한편으론 언제 밀려올지 몰라서 걱정도 되고.. 일주일 한달 있다보면 엄마가 없다는 게 실감날까봐.”
A씨는 또 엄마가 최근 김장을 해놓았다고도 전했습니다.
“엄마가 김장을 해서 겨울까지 먹을 수 있을 만큼의 김치를 남기고 갔어. 반찬들도 아직 넉넉하고.. 다 먹으면 또 만들어줄 엄마가 없다는 게 실감날까봐 못 먹겠어. 아직 집도 무섭고 밖에 나가는 건 더 무서워.”
그녀는 기자들의 무책임한 보도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엄마는 평소 개인적으로 길 잃은 고양이들을 돌봤을 뿐인데 일부 언론사에서 캣맘 동호회 회원이라거나 주민들과 불화를 겪었다고 보도했다는 것입니다.
“아빠 잘 챙겨야 하는데 씩씩한 척 하고 있는데 엄마랑 같이 다니는 내 또래 사람들 보면 마음이 이상하고 언제 터질지 몰라 불안해. 혹시 기사를 보다가 엄마가 동호회 회원이라는 내용이 있거나 주민들간 불화다툼이 있었다는 기사 보면 아니라는 댓글 달아줘.”
“엄마 동호회 절대 아니야. 그냥 개인적으로 돌봤어. 두 달 전에 우연히 고양이가 새끼 낳고 쓰러져있는 걸 보고 그 때부터 안쓰러워서 챙겨준 거야.”
딸은 이처럼 잘못된 기사로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동호회라고 기사가 나니까 고양이 동호회나 동물단체에서 꽃도 보내도 조문도 오셨는데. 정말 고마운 일이지만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이 많이 일어나더라고. 아빠도 나도 힘이 들어.”
그녀는 끝으로 “부모상 이후에 어떻게 견뎌야하는지 알려줄래? 감당이 안돼”라며 “걱정해주고 위로해줘서 너무 많은 힘이 되었어. 천사들 고마워요”라고 적었습니다.
네티즌들은 함께 가슴 아파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요? 뭐라 말할 수 없이 저도 힘드네요. 고민의 명복을 빕니다.”
“시간이 지나면 더 생각나실텐데. 그래도 꼭 엄마를 위해 힘 내길!”
용인 캣맘 사망 사건은 지난 8일 오후 4시5분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습니다. 고양이집을 지어주던 피해 캣맘과 29세 남성이 벽돌에 맞았는데, 캣맘은 사망하고 29세 남성은 중상을 입었습니다. 용의자는 만 9살 초등학생으로 밝혀졌는데요. 이 학생은 “학교에서 배운 낙하실험을 따라하다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습니다. 용의 소년은 만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에 해당하는 촉법소년에도 포함되지 않아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