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뉴 프런티어 경제협력 고위급 채널 연내 가동...경제담당 외교차관 협의체

입력 2015-10-18 18:33

한미 양국이 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의미하는 '뉴 프런티어'(New frontier) 분야에서 공조를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이와 관련된 경제 이슈를 논의하는 고위급 채널을 연내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정상회담 결과 발표한 '한·미 관계 현황 공동설명서'(Joint Fact Sheet)에서 "2015년 중 한국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 간 '한·미 고위급 경제 협의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미 고위급 경제 협의회는 기후변화·북극·우주 등 '뉴 프런티어'에 해당하는 글로벌 경제 이슈를 양국이 논의하고 조율하는 채널이 될 것이라고 복수의 정부 관계자가 18일 전했다.

협의회는 우리 측에서 외교부 2차관이, 미측에서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이 수석대표를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연내 회의 개최에 공감대를 이룬 가운데 현재 구체적인 일정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협의회는) 뉴 프런티어 등과 관련해 나오는 논의 전반을 조율하는 메커니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 무역대표부(USTR)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각각 주무 부처인 통상 현안은 다루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외교당국이 외교부의 통상 기능 분리 이후 중단됐던 경제협의 채널을 재가동하기로 한 것은 경제·외교적 함의를 모두 갖는 새로운 분야에서 협력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보건안보·기후변화·북극·우주개발·과학기술·첨단 제조산업 등의 분야를 '뉴 프런티어'로 개척한다는 데 공감하고 여러 구체적 협력 방안에 합의했다.

일차적으로 잠재력이 큰 고부가가치 산업 협력을 통해 '경제동맹'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한미동맹의 역할을 대북 위협 억지에 한정할 수 없다는 고민도 녹아 있다는 게 우리 정부 측 설명이다.

새로운 협력분야 개척을 명분으로 미국이 추진하는 글로벌 구상에 적극 동참하게 되면 결국 우리 측 부담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서는 제기된다.

실제로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등 미측 당국자들은 이번 회담에 앞서 뉴 프런티어 협력을 핵심 의제로 부쩍 강조해왔다.

정부 소식통은 뉴 프런티어 이슈에 호응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지난해 에볼라 의료진 파견 당시 높은 지지를 보며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진 것을 느꼈다"며 "동맹의 방향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뉴 프런티어 협력의 또 다른 핵심 분야인 사이버 안보와 관련해 한미 양국 간 협력 움직임도 앞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신설키로 한 백악관과 청와대 간 사이버안보 협력 채널에는 우리 측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 사이버안보비서관실이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