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칼 보여줘야 대화도 가능하다” 野 싱크탱크, 안보 비중 높힐 것 강조

입력 2015-10-18 17:03

새정치민주연합 싱크탱크 민주정책연구원의 원장인 민병두 의원은 18일 "이제는 당의 '신주류'를 만들어야 한다. 친노, 비노 하는 계파 싸움을 해결하는 것도 신주류의 형성"이라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훈·유산에 기대는 진보정치로부터의 한단계 도약을 주장했다.

민 원장을 비롯한 8명의 연구위원은 이날 총·대선 승리를 위해 진보정치가 가야 할 길에 대한 고민을 담은 공저 '새로운 진보정치'를 발간했다.

민 원장은 책에서 이러한 진보정치의 도약이 차세대 지도자를 키우는 일이기도 하다면서 "'후광 정치'로는 국민의 향수보다 더 강한 변화 욕구에 부응할 수 없다"며 '새로운 인물들'로 승부를 본다면 청년정치와 중도층도 견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 원장은 대북정책이나 경제정책 등 당의 노선에서도 중도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민 원장은 "안보를 더 강조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있었으면 이를 반영해 햇볕정책 2.0을 만들었을 것"이라며 "지뢰도발 사태 때에도 '안보'와 '대화'를 같은 비중으로 얘기했어야 했다. 칼을 보여줘야 대화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진보를 말하며 독재정권에서 투옥되고 고문을 받은 사람이라면, 북한 수용소 등 비인간적 시설에 눈물을 흘려야 한다"고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경제 정책으로는 '선진복지국가'를 목표로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네 가지 기둥으로 소득주도 성장·공정 성장·일자리 복지·경제통일 평화경제를 제시했다.

민 원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책에 대해 "개인 저서가 아니라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이 내년 총선을 어떻게 치를 것인가에 대한 공식제안서"라며 "이와 관련된 공약을 하나하나 공개해 나아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신주류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통합행동' 결성과 관련 있느냐는 질문에는 "통합행동과 책은 일단 관계가 없다"면서 "당 지도부에 인물 욕심을 내야 한다는 건의를 수차례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민 원장은 국정교과서 논란에서도 외연 확장의 중요성을 강조, "종북사관 대 식민사관이라는 이념대결 구도로만 보면 50대 50의 싸움이다. 식민사관을 기본적으로 반대하되 주입식 교육의 문제 등을 지적해야 50% 이상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저자들도 총·대선 승리를 위한 정책적 변화를 제안했다.

문병주 연구기획실장은 "진보의 정체성을 지키되 중도를 포용하고 보수의 정책을 배척하지 않는 '유연한 진보', '열린진보'만이 진보가 사는 길"이라고 진단했다.

정재철 연구위원은 "이제는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전략적 조합이 필요하다"며 '일자리 복지'를 강화해 일하는 것이 이득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윤옥 연구위원은 "대북정책에 있어 여야간 차이에 방점을 두기보다는 협력적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예를들어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사업은 야당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석훈 부원장은 '청년경제론'이란 글에서 "부끄럽지만 대선 후 야당 내에서 20대 정책이 50대 정책에 우선순위가 밀리는 일이 많았다. 일종의 선거 트라우마"라며 "청년에 대한 투자야 말로 미래에 대한 투자다. 청년을 1회용 포장지로 보지 않겠다는 것이 총선과 대선을 앞둔 우리의 다짐"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