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사실 사과 한다” 명문대 재학생 대자보에 네티즌 ‘비난’

입력 2015-10-18 16:04 수정 2015-10-18 16:15
온라인 커뮤니티

한 명문대에 재학 중인 학생이 성폭행 사실을 시인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여 비난을 받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에는 18일 ‘성폭행하고 붙인 대자보’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에는 가해자가 직접 쓴 대자보가 실렸다.

그는 “저는 지난 9월 우리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우에게 성폭력 가해를 한 사실에 대해 사과하려 합니다”라며 대자보를 붙인 이유에 대해 적었다. 또 “저는 피해자와 술자리를 함께한 후 피해자가 잠든 사이 동의 없는 신체접촉과 피해자의 신체일부를 이용한 강도 높은 성폭력 가해를 한 사실이 있습니다”라고 자신의 성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이 때문에 피해자는 큰 정신적 피해와 고통을 겪었고 그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가해자인 저에게 있습니다. 당시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것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피해자가 받았을 공포는 더욱 더 클 것이라는 것을 미루어 알고 있습니다”라며 반성의 뜻을 보였다.

이어 “피해자가 가해자인 본인에게 신뢰감을 느꼈던 이유가 과거 가해자인 본인이 학교 내 진보적 의제, 성 평등 센터의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활동했던 이력에 있기 때문에 피해자가 느꼈을 고통과 절망감은 더욱 클 것입니다”라고 자신이 과거 행보와 모순된 행동을 했음을 시인했다.

“무엇보다 가해사실을 피해자가 언급하기 전에 스스로 인정하고 사과하지 못해 피해자에게 더 큰 절망감을 안겨준 점을 사과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을 약속합니다”라며 그는 글을 마쳤다.

재학생들에 따르면 피해자는 총 여학생회를 통해 가해자가 직접 사과문을 쓸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 사건은 법적 처리 중에 있다.

네티즌들은 “사과만 하지 말고 형사처벌이나 받아라” “반성할거면 글로 쓰지 말고 경찰서로 자진출두해라”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엄지영 기자 acircle121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