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 가격 1만달러 상한 없애라” - 미국 여성들 집단소송

입력 2015-10-18 15:57

불임 부부에게 제공하는 난자 가격을 1만 달러 이하로 유도하는 미국 의료계의 권고를 대상으로 소송이 제기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생식의학학회가 2000년 제정해 각 불임시술 클리닉에 권고하고 있는 지침에 따르면 5000달러(566만원)가 넘는 난자 거래에 대해서는 해명을 요구하고, 1만 달러(1133만원)가 넘는 경우 ‘적정선을 넘은’ 것으로 본다.

NYT에 따르면 생식의학학회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여성들은 ‘1만 달러 상한’이 가격담합이자,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1회에 75∼100달러 수준인 남성의 정자 가격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면서 난자에 대한 가격 제한을 풀 것을 요구했다.

원고들은 “난자 가격이 정자 제공에 걸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책정됐다”면서 “난자 제공은 정자보다 훨씬 고통스럽고 위험한데 이런 차이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소장을 접수한 연방법원 판사는 이를 집단소송으로 분류했다.

판결은 내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은 미국 난자 거래가 연간 8000만 달러(906억원)의 시장을 형성한 상황에서 이런 지침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왔다.

실제로 여배우, 모델, 유명 대학 학생, 아시아계와 유대인 여성 등의 난자는 지침보다 훨씬 비싸게 거래되고 심지어는 4만∼5만 달러까지 가격이 치솟기도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생식의학학회는 가격 상한을 없앨 경우, 건강에 대한 고려 없이 단지 돈을 벌기 위해 난자를 팔려는 저소득층 여성이 늘어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학회 관계자는 “난자 가격이 높아지면 난자를 팔려는 여성이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거짓말을 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