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 '케어', 서울시장 공관 앞 단식 농성 풀어

입력 2015-10-18 15:50
서울대공원은 공원 내 동물원에서 매각된 동물이 도축장으로 팔려가 논란이 된 데 대해 해당 동물을 재매입해 다른 동물원과 농장 등에 수용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서울대공원은 올 8월 번식 등으로 수가 늘어난 동물 43마리를 잉여동물로 분류해 공개 입찰 절차를 거쳐 매각했다. 그러나 동물보호단체 ‘케어’는 매각된 동물들이 도축장으로 팔려갔으며 이 중 흑염소 1마리가 실제 도축된 사실을 확인하고 서울대공원에 매각 동물 재매입 등을 요구해 왔다.

케어의 미국법인 대표 에이제이(AJ) 가르시아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달 9일부터 서울 가회동 서울시장 공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해왔다. 이에 서울대공원은 케어 측과 네 차례 협상을 벌인 끝에 매각한 동물들을 공동 비용 부담으로 재매입하기로 합의했다. 에이제이 가르시아 대표는 합의에 따라 전날 단식 농성을 중단했다.

재매입 비용 2500만원은 서울대공원과 케어가 각각 1000만원을 내고 동물자유연대가 500만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재매입한 동물은 다른 동물원과 농장에 수용하되 수컷의 중성화 수술과 재매각은 금지된다. 이밖에 치료가 어려울 때는 안락사를 시키고 사체는 식용매각을 금지하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서울대공원은 이달말까지 매각 동물을 다시 매입한 뒤 다른 동물원과 농장으로 옮길 예정이다.

서울대공원은 앞으로 가축동물을 포함한 모든 동물의 윤리복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가이드라인에 가축동물의 적정 개체 수 유지를 위한 번식 조절 방안을 포함할 계획이다. 또 불가피하게 가축동물을 매각할 때는 입찰 자격을 강화하고 낙찰자에게 동물사육 서약서를 받는 등 매각 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대공원측은 “비록 적벌한 절차인 공개 경쟁입찰로 염소, 사슴 등의 가축동물을 매각했고 소유권이 두차례 바뀌면서 흑염소 한 마리가 불법 도축된 상황이 벌어진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향후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