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에서 길냥이와 행복하길”…캣맘 사건 온라인 추모 물결

입력 2015-10-18 15:19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고양이를 쓰다듬는 모습.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용인 캣맘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한 가운데 온라인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수많은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애도하는 한편 용의자에 대한 강력 처벌을 촉구했다.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추모서명 페이지에 ‘용인 캣맘 벽돌 사망사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제목의 추모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동물단체 케어가 게시한 것으로 18일 현재까지 1000명에 가까운 네티즌이 헌화했다.

이 단체는 글을 게시한 날부터 1주일 동안을 조문기간으로 정하고 온라인 조문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아울러 케어 측은 “이 사회에서 동물에 대한 혐오가 사람에 대한 증오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길고양이는 소유자가 없다는 이유로 함부로 다뤄지고 학대받는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이를 돌보는 캣맘에 대한 학대와 멸시, 혐오증이 도를 넘어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단체는 또 “캣맘들은 밤에 사람의 눈을 피해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포획하고 중성화 수술을 위해 병원을 다니는데 이는 곧 그들의 신변을 아무도 보호해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동물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와 동물을 지지하는 사람에 대한 과도한 폭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이들에 대한 혐오와 폭력을 멈춰 달라”고 촉구했다.

이 글은 SNS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1만9000건이 넘는 관심을 받았다. 아울러 추모서명에 동참한 수많은 네티즌들 댓글을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애도했다. “하늘나라에서도 가여운 길냥이를(길고양이) 보살펴줄 듯” “착하게 사셨으니 좋은 곳으로 가셨으리라 믿는다”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캣맘이 아니라 아파트 벽돌 테러 사건이다”라고 지적한 네티즌도 있었으며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한다는 의견도 쏟아졌다.

한편 캣맘 사건은 지난 8일 경기도 용인 수지구의 18층짜리 아파트 화단에서 박모씨(55)와 또 다른 박모씨(29)가 길고양이에 집을 지어주다가 아파트 상층부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50대 박 씨가 숨진 사건이다. 사건 발생 직후 온라인 곳곳에서 길고양이를 보살피는 이른바 캣맘을 겨냥한 살인사건이라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에 캣맘의 행동이 이웃에게 피해를 준다는 반박이 이어지면서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사건을 수사 중이던 경찰이 지난 16일 이 아파트 살고 있는 초등학교 2학년인 A군(9살)을 유력한 용의자로 붙잡았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표적으로 삼아 던진 것이 아니라 낙하실험을 하기 위해 던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