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월드컵] “이게 브라질 아닌 한국?”… 개인기로 쌈바 농락, 이상헌의 패기

입력 2015-10-18 13:32 수정 2015-10-18 13:36
흰 유니폼이 한국 U-17 대표팀. 드리블로 돌파하고 슛을 때린 선수가 이상헌. / 중계방송 영상 발췌

이상헌(17·울산현대고)이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칠레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개인기로 브라질을 농락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발기술을 가진 브라질 선수들 앞에서 과감한 돌파로 수비진을 무너뜨리고 위협적인 슛까지 때린 이상헌에게 우리 축구팬들은 열광했다.

이상헌의 원맨쇼는 18일 칠레 코킴보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U-17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후반 추가시간 1분 역습 기회에서 나왔다. 공격수 유주안(17·매탄고)은 하프라인 중앙에서 공을 잡은 뒤 왼쪽을 뚫은 이상헌에게 스루패스를 건넸다. 유주안 앞에는 수비수 3명이 있었던 반면 이상헌은 수비수 1명만 등지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공격이 수월한 쪽은 이상헌이었다.

이상헌은 골문으로부터 30m를 조금 넘게 떨어진 지점부터 돌파를 시도했다. 이상헌과 유주안을 둘러쌌던 수비수 4명은 이상헌의 길목을 좁히며 압박을 시도했다. 이상헌은 페널티박스에 도달할 때쯤 개인기로 수비진을 뚫었다.

뒤에서 몸싸움으로 견제를 시도한 수비수 1명은 오른쪽으로 공격 방향을 바꾸면서 자연스럽게 피했고, 앞에서 슬라이딩태클을 시도한 다른 수비수 1명은 발기술로 따돌렸다. 이상헌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다시 틀면서 앞에 있던 수비수 2명을 피하고 왼발로 골문을 정확하게 겨냥한 슛을 강하게 때렸다.

이상헌의 슛은 브라질 골키퍼의 손을 맞고 나갔다. 골키퍼가 슛의 각도를 좁히기 위해 앞으로 나오지 않았으면 이상헌은 득점에 성공할 수도 있었다. 이상헌은 안타까운 듯 슛 동작을 다시 취하면서 머리를 부여잡았지만 일요일 아침 중계방송으로 경기를 시청한 우리 축구팬들은 열광했다.




축구팬들은 SNS에서 “한국 선수와 브라질 선수가 바뀐 것 같다” “쌈바 축구 앞에서 개인기를 시도하는 이상헌의 패기가 멋있다” “한국 축구의 미래에는 이승우와 장결희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열광했다.

한국은 브라질을 1대 0으로 제압했다. 후반 34분 미드필더 장재원(현대고)의 결승골로 승부를 갈랐다. 브라질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공을 넘겨 장재원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주인공도 이상헌이었다.

남미의 안방에서 세계 최강 전력을 가진 브라질을 격파한 한국은 조별리그를 1위(1승·승점 3)로 출발했다. 같은 조의 잉글랜드와 기니는 1대 1로 비기면서 나란히 1무(승점 1)를 기록했다. 브라질은 4위(1패·승점 0)다. 한국은 오는 21일 같은 장소에서 기니와 대결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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