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각계각층의 시위가 벌어진 17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한 서울대 재학생의 국정화 반대 선언문이 올라왔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결정 반대 선언문’이라는 제목 밑에 A4 용지 한 장을 빼곡히 채운 선언문은 그동안 익히 봐왔던 대학생들의 개인 선인문과는 사뭇 달랐다. 선언문의 내용이 글이 아니라 숫자로만 이뤄져 있었던 것.
서양사학과 2015학년도 입학생이라고 자신을 밝힌 학생이 쓴 선언문의 내용은 오직 ‘1972’라는 숫자로만 이뤄져 있었다. 제목과 자신의 이름 밑으로 ‘1972 1972 1972…’라는 식으로 선언문을 완성했다.
선언문 마지막은 ‘20151016’이라는 숫자로 끝났다. 선언문을 본 네티즌들은 “간단 명료해서 좋다”며 “유신 시절로 다시 돌아가기 싫다는 의미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놨다. 1972년은 박정희 대통령이 소위 ‘유신’으로 불리는 특별선언을 한 해인 만큼 이 선언문의 내용은 ‘유신 유신 유신 유신…’이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1972가 계속 반복되다가 마지막이 20151016으로 끝나는 게 포인트”라고 했다. 1972년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가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 보니 2015년 오늘이었다는 의미인 셈이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숫자로만 채워진 서울대생 선언문…"1972의 의미는?"
입력 2015-10-18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