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부산본부서 5000만원 외부 유출...용역회사 직원 체포

입력 2015-10-17 18:59
한국은행 부산본부 지폐 분류장에서 용역회사 직원이 돈을 훔쳐 건물을 빠져나간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돈은 회수됐지만 중앙은행에서 통화가 외부로 빠져나갔다는 점에서 한국은행의 보안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17일 한국은행 부산본부의 외주업체 직원 김모(26)씨를 절도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김씨는 16일 오전 10시20분쯤 한은 부산본부 지폐 분류장에서 5만원권 지폐 1000장을 훔친 혐의다.

한은은 매일 시중에 유통되다가 입금된 지폐 가운데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돈과 폐기할 돈을 분류하는 작업을 하는데 이 작업에 사용하는 기계를 수리하는 외주업체 직원인 김씨는 이날 훔친 돈을 서류봉투에 넣고 “우체국에 다녀오겠다”며 건물을 빠져나온 뒤 돈을 집에 두고 다시 돌아와 근무했다.

오전 업무 종료 전 정산작업을 하던 한은 직원들은 돈이 모자란다는 사실을 알고 곧바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고 CCTV를 통해 김씨가 건물을 빠져나갔다가 돌아온 사실을 확인한 한은은 김씨 집에서 돈다발을 찾아내고 김씨를 추궁해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은 한국은행 측으로부터 신고를 받고 김씨를 긴급 체포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경찰에서 “오래 근무를 하다 보니까 CCTV 사각지대가 보였고, 순간적인 욕심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2년 4개월간 이 업무를 담당해 왔다.

한국은행 부산지점에서는 1993년 12월과 이듬해 4월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1만원권 55장이 외부로 유출된 바 있다. 당시 은행 서무직원이던 김모 씨는 분류작업에 쓰이는 정사기의 칼날 간격을 조작해 폐기해야 할 지폐를 몰래 빼돌렸다가 뒤늦게 적발됐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