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간 포괄적 전략동맹 관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013년 5월 두 정상은 첫 정상회담 결과 채택한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에서 동맹관계를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와 범세계적 문제까지 협력하는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격상했고, 이번 회담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제반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더욱 진전시킬 필요성에 양국 정상이 공감을 이룬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의 핵심 목표 중 하나가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대내외에 재확인하면서 미국 조야에 퍼진 한국의 '중국 경사론'을 불식시키는 것이었던 것 만큼 양국 정상이 동맹을 더욱 진화시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은 이번 박 대통령 방미에서의 눈에 띄는 성과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도 이번 방미기간 각종 행사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 "미국의 아태 재균형 정책의 핵심축", "더욱 역동적으로 진화", "통일을 토대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등의 표현을 써가며 한미동맹의 견고함과 강력함, 진화·발전 등을 강조해왔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한중관계에 대한 미국 내 '한국의 중국 경사론'에 대한 오해를 일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과 좋은 관계를 갖는다고 해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박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면 그것이 미국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나 미국은 한국과 중국이 아주 좋은 관계를 갖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도 정상회담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관계와 한중관계가 양립이 가능하다'고 말했고, 또 우리 정부의 대중국 정책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날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회담 결과 채택·발표된 '2015 북한에 관한 한미 공동성명'과 '한미관계 현황 공동설명서'에는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 한반도 안보라는 전통적 의미의 동맹이 더욱 강조됐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한미동맹에 대해 "북한의 핵·탄도 미사일 프로그램뿐 아니라 여타 도발에 의한 평화 및 안전에 대한 위협에 대응한다는 공약을 견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확고한 억지 태세를 유지할 것이며, 북한의 모든 형태의 도발에 보다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우리의 동맹을 현대화하고 긴밀한 공조를 증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공동설명서에도 더욱 구체적으로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 확인 ▲외교·국방 장관급 2+2 협의 정례화 등 동맹 현대화 및 연합방위태세 강화 지속 ▲새로 체결된 원자력 협력 협정 평가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확고한 대응 확인 등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세부 내용이 명시됐다.
이처럼 한반도 안보 분야에서의 양국 간 동맹이 강조된 것은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계기로 4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로켓 발사 등 대규모 전략적 도발을 강행할 것임을 시사하면서 한반도 안보 위기가 가중된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즉, 한미 양국이 동맹을 기반으로 한 확고한 방위 태세를 유지하고 있고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와 함께 응징을 하겠다는 강력한 경고음을 보냄으로써 북한의 '잘못된 선택'을 억지하기 위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양국은 청와대와 백악관간 사이버안보 협력 채널을 신설하고, 사이버 공간을 인류의 복리증진을 위해 사용하도록 국제사회에서 사이버 안보 관련 국제규범을 선도하기로 합의하는 등 한미동맹의 지평을 사이보안보 분야로도 확대했다.
이어 첨단산업 분야에서 24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우주협정 체결도 추진키로 하는 등 양국 경제동맹을 업그레이드 하는 성과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한미동맹이 진화했다” 중국 경사론 불식…한반도 안보에 초점
입력 2015-10-17 1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