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탈북자는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고양이는 농촌과 도시 상관없이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필수동물”이라며 “땅 집(단층집)이 태반인 북한은 집집마다 쥐가 많이 성행한다. 그래서 주변에 고양이만 있으면 쥐의 침습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탈북자는 "뿐만 아니라 고양이는 약재로도 유명하다. 북한에는 관절염을 앓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장마철이 되면 습기가 높아지면서 관절염 환자가 증가한다. 아무리 항생제 주사를 맞고 약을 먹어도 별 효과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절염엔 검은 고양이가 제격이다. 일단 고양이를 잡아 고기는 먹고, 뼈는 보드랍게 가루를 낸 뒤 알콜에 풀어 먹는다. 얼룩고양이나 황금고양이는 검은 고양이보다 약 효과가 떨어진다. 북한에는 보약이나 치료제 목적으로 쓰이는 것은 꼭 검은 짐승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자도 "북한에서 고양이는 색깔에 따라 값도 다르다. 그 중 검은 고양이가 제일 비싸다. 우리 동네에 로이마관절염(심한 관절염)에 걸린 어르신이 살았다. 관절이 얼마나 심했는지 마당출입도 못 하고 집안에만 박혀있었다. 아들 내외가 농촌에서 검은 고양이를 구해다 약을 지어드렸다. 얼마 후 어르신은 기적적으로 일어 나 바깥출입도 하시고 가까운 동네에 놀러 다니셨다"고 증언했다.
그는 "북한은 병원보다 민간요법이 훨씬 발전되었다. 병원에 가면 약도 없고 주사도 본인이 부담해야 하니 아파도 갈 필요가 없다. 대신 주변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얻은 민간요법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경향이 많다. 심장병이 있는 사람은 검은 토끼심장을 먹으면 되고, 기력이 약한 사람은 검은 염소를 잡아 보약으로 먹는다. 짐승 가운데서도 검은 색깔을 가진 짐승만이 약 효과가 높다"고 부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검은 고양이, 북한에서 최고급 약재?”
입력 2015-10-17 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