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가 서유럽으로 향하는 중동 난민들의 주요 경로인 크로아티아 국경을 폐쇄하기로 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은 이날 열린 국가안보회의에서 17일 정각부터 국경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 결정을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독일 등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시야르토 장관은 난민이 헝가리와 크로아티아 국경에 설치된 2개의 ‘통과구역’에서 난민등록을 신청할 수 있으며 크로아티아로의 출·입국은 공식 국경검문소를 거쳐야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유럽연합(EU) 정상들 가운데 중동 난민 유입을 가장 강력하게 반대해왔다. 헝가리는 앞서 지난달 남부 세르비아 국경에 철책을 설치하고 난민 입국을 차단했으며 EU 회원국 사이인 크로아티아 국경에도 철조망을 세웠다.
헝가리의 이런 조치로 독일과 북유럽으로 가려던 난민들은 세르비아에서 크로아티아로 넘어가고 있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난민들을 헝가리 국경으로 보내고 헝가리는 버스와 기차 등을 동원해 이들을 북부 오스트리아 국경으로 보내 걸어서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도록 하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지난달 헝가리가 세르비아 국경을 폐쇄하자 난민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수만명이 몰려들자 정부의 한계를 넘어섰다며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꾸고 난민들을 헝가리로 보내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헝가리, 크로아티아 국경 폐쇄 결정 ‘난민 통로’ 막혀
입력 2015-10-16 2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