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부마항쟁 동시 축사 처음” 문재인 참석 축사, 김무성 영상메시지

입력 2015-10-16 21:47

제36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이 16일 오후 7시 부산 민주공원 중극장에서 열렸다.

기념식에는 송기인 전 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문정수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 우무석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 등의 인사와 시민 3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참석해 축사하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표는 "34년만에 특별법이 제정돼 부마항쟁 진상규명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이 가능해졌지만, 진상규명위원회는 '친박' 인사로 구성돼 아무 일도 안 하고 있다"며 "인력과 예산도 턱없이 부족해 진상규명은커녕 보상절차도 미뤄지고 있는데 (현 정부가 국정교과서로) 유신독재를 정당화하려는 마당에 부마항쟁의 역사를 규명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는 영상 메시지에서 "부마항쟁은 유신독재를 끝내고 1980년 민주화의 봄을 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역사적 의거였다"며 "대한민국의 도도한 민주화의 여정에서 부마항쟁은 4·19혁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라며 부마항쟁에 참여한 시민과 학생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김 대표의 영상이 나오자 일부 참석자가 (영상을) 끄라고 외치는 등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한 인사는 "현 정부가 유신독재 등 과거 역사를 미화하려고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한다는 비판을 받는데 같은 당인 김 대표가 유신독재를 무너뜨린 부마항쟁을 찬양하니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사상 여야 대표가 동시에 축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부마민주항쟁 참여자와 목격자의 증언 영상과 극단 자갈치, 무용단 레드스텝의 '바람·길' 공연이 펼쳐졌다.

올해 민주시민상은 부산YWCA와 한국전쟁 전후 진주 민간인 피학살자 유족회가 수상했다.

부산YWCA는 '고리1호기폐쇄부산범시민운동본부'의 상임대표 단체로 고리1호기 원전 폐쇄를 이끌어냈고 유족회는 진주 민간인 학살 사건의 진실규명에 힘써온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부마민주항쟁 36주년을 맞아 17일에는 민주주의 현장을 둘러보는 탐방 행사가 열리고 17, 18일에는 시민과 청소년의 생활예술문화축전이 민주공원에서 마련된다.

부마항쟁은 1979년 10월에 부산과 마산에서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에 반대해 일어난 민주화 운동으로, 유신독재를 종식한 결정적인 도화선이 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