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사관이 가장 고약하다” 문재인 “부마항쟁 기념식에 당대표 매년 참석”

입력 2015-10-16 19:36

새정치민주연합은 16일 문재인 대표가 부산을 방문,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여론전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특히 문 대표는 부마항쟁 기념식에 참석하는 등 전날 서대문 형무소를 찾은 데 이어 연일 '친일 독재 미화반대'를 전면에 내세워 닷새째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다만 강동원 의원의 대선 개표조작 의혹으로 여권의 '대선불복 프레임' 공세가 잦아들지 않는데다, 원내에서도 이렇다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도 나왔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를 마치고서 바로 '정치적 고향'인 부산을 찾아 부전동에서 진행된 '대국민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문 대표는 "종북사관도, 친일사관도 나쁘지만 가장 고약한 것은 역사를 획일적으로 교육하는 획일사관"이라며 "어떻게 우리 아이들이 창의성을 발휘하겠나"라고 했다.

이어 "국정교과서가 되면 '태정태세문단세' 등을 묻는 (단순암기) 방식으로 문제가 출제돼 수능 부담이 오히려 늘어난다"며 "1년짜리 정권교과서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문 대표는 서명운동과 함께 '우리 아이들이 봉입니까', '친일과 독재미화, 헌법에 위배됩니다' 등의 문구가 담긴 전단지를 나눠주기도 했다.

문 대표는 본인의 지역구인 사상구 도의원에 출마한 김덕영 후보 사무실 개소식에도 참석, 부산 민심을 다독였다.

이후에는 부산 민주공원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36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문 대표는 축사에서 "부마항쟁이 36주년을 맞는 동안 새정치연합 대표가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앞으로는 매년 참석하는 것을 전통으로 만들겠다. 광주 시민들이 광주민주항쟁을 범시민적으로 기념하듯 부산에서도 부마 항쟁을 기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는 교과서로 유신 부활을 꿈꾸더니, 일본 자위대 입국을 허용할 수 있다며 주권과 국민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다"며 "올바른 역사관인가. 독립지사들과 민주열사들 앞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당 차원의 투쟁도 계속됐다.

시민단체들과 함께 규탄집회를 여는 방안 등을 협의하고 있으며, 문 대표는 당원들에게 서명운동 참여와 반대의견 개진을 촉구하는 서한도 보냈다.

원내에서도 교과서 국정화 저지에 온 힘을 기울이였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의원들이 대부분 질문을 역사교과서 문제와 황교안 총리의 '자위대 발언'을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황 총리가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국정교과서의 저작권이 집필진에게 있다고 했다. 개념조차 모르는 답변"이라고 비판했다.

유은혜 대변인도 "황 총리는 전날 일본의 자위대 진입을 허용하겠다는 잘못된 신호를 일본에 보냈다. 엄히 문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파상공세에도 정작 실효성있는 대책은 내놓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오전 비공개 최고위에서는 앞서 제출한 황우여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방안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

오히려 이날 본회의에서 앞서 제출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탄핵소추안이 자동폐기, 무기력한 모습만 재확인했다.

황 총리가 대정부질문 중 야당의 공세에 "그러면 (자리로) 들어가겠다"고 언성을 높였지만, 별다른 문제제기 없이 의원들이 계속 질의를 한 것에도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