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황총리, 감정싸움 대폭발” 野 “자격없다” vs “들어가겠다”

입력 2015-10-16 18:57

황교안 국무총리와 야당 의원들간 감정싸움이 16일 결국 폭발했다.

이번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은 정부의 단일 역사교과서 추진을 놓고 정국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시점에 열리면서 시작부터 황 총리와 야당 의원들간에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감이 형성됐다.

야당 의원들은 평상시 대정부질문과 비교해볼 때 더 많은 질의를 정부를 대표해 출석한 황 총리에게 퍼부었고, 황 총리도 밀리지 않겠다는 다부진 모습으로 답변에 임했다.

13일부터 나흘간 이어져온 황 총리와 야당 의원들간 팽팽한 신경전은 이날 대정부 질문 첫 질의자로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의 질의 때 절정에 이르렀다.

우 의원은 발언 시작부터 황 총리를 상대로 "어떤 경우에도 일본 자위대가 입국할 수 없다고 발언할 수 있냐"고 추궁성 질문을 던지며 탐색전에 나섰다.

황 총리가 "정부 입장은 정부의 동의나 요청이 없으면 어떤 경우에도…"라고 말했으나, 우 의원은 답변을 자르면서 "'어떤 경우에도'라고 말할 수 없는 건가"라고 다그쳤다.

황 총리는 "국제법 질서에 따라 우리가 정부 방침을 정했고 우리 요청이 없으면 자위대의 입국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답변했으나, 우 의원은 "정부는 단 한 번도 동의가 있으면 들어올 수 있다고 한 적이 없다. 총리가 잘못했다"고 언성을 높였다.

황 총리는 "말이라고 하는 건 앞뒤를 다 따져서 판단해야 한다. 우리 동의 없이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을 거듭 말한다"고 밝혔지만 공방은 끝나지 않았다.

우 의원은 "일제 강점기를 생각하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독립 운동가가 가슴을 칠 일"이라며 "총리 자격이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황 총리는 "그럼 들어가겠습니다. 무슨 말인가"라고 자신도 목소리를 높이며 불쾌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마침 이날 본회의장 방청석에는 고등학생들이 관람하고 있었지만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는 상대 진영에 대한 야유가 한동안 그치지 않았다.

결국 정의화 국회의장이 개입했다.

정 의장은 발언을 중단시킨 뒤 "질의와 답을 국민이 보고 듣고 있다. 판단은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국회법에 따라 엄격하게 의장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충돌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의 질의 순서에 다시 터져 나왔다.

도 의원은 "교과서는 검정을 거치고 수정하면 고치고, 결국은 바로잡게 돼 있다"면서 "그런데 지금 아이들이 북한의 주체사상을 배우는 것처럼 호도하고 이간질시키면 얼마나 불안하겠느냐"고 따졌다.

이어 도 의원은 황 총리에게 충분한 답변 시간을 주지 않은 채 '좌편향적 교과서는 없다'는 취지로 비판성 질의를 이어가자 황 총리가 다시 발끈했다.

황 총리는 "잠깐 제 말씀을 1분만 들어달라. 분명 (주체사상에 대해) 무비판적인 교과서가 있다"면서 "사실을 사실대로 전달하려 하는데 의원께서 의원님 말만 하고 저는 말을 못하게 하지 않느냐"고 항의하듯 따졌다.

이에 정 의장으로부터 사회권을 넘겨받은 정갑윤 국회부의장은 "흥분하지 말고 차분차분 답변할 시간을 주시고, 장내에도 질서를 지키기 바란다"며 분위기 진정에 나섰다.

정 부의장은 또 "지금 방청석에는 학생을 포함해 방청객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서로 차근차근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로 인해 본회의장은 잠시 잠잠해지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황 총리와 질의에 나선 야당 의원, 또 본회의장에 착석한 여야 의원간 간헐적으로 고성과 야유가 터져 나오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는 계속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