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나이로 서른 중반을 훌쩍 넘긴 농구 선수들이 코트에서 ‘노장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선수로는 환갑이 넘은 나이지만 매 경기 베테랑의 품격을 뿜어내고 있다.
16일 현재 1위를 질주 중인 고양 오리온의 문태종(40)은 현역 최고령 선수다. 부산 kt 조동현 감독보다 1살 더 많고 전주 KCC 추승균 감독보다 1살이 어리다. 비슷한 연령의 농구인들이 대부분 벤치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지만 문태종은 나이를 잊은 듯 코트에서 펄펄 날아다니고 있다. 올 시즌 11경기에 나와 평균 31분27초의 출전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약 6분 이상 더 많은 시간을 뛰고 있다. 평균 득점에서도 15.8점으로 kt 이재도에 이어 국내선수 중 2위다. 문태종은 “요즘 몸 컨디션이 매우 좋다. 4쿼터에도 크게 힘들지 않다”며 “꼭 우승을 한 뒤 은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리온에는 문태종 외에도 또 한명의 베테랑 선수가 있다. 38세의 임재현은 9경기에 나와 평균 9분53초를 뛰었다. 득점력은 약하지만 젊은 가드들과 이적생들 사이에서 팀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중책을 소화하고 있다.
서울 삼성의 주희정(38)은 매 경기가 역사다. 살아있는 전설과 다름없다. 통산 경기 수와 득점, 어시스트, 스틸 등 여러 부문에서 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올해로 19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주희정은 지난 9일 원주 동부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전인미답의 개인 통산 500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삼성의 초반 상승세도 주희정의 힘이 컸다. 코트 안팎에서 리더 역할을 소화하며 지난해 꼴찌였던 팀을 이기는 팀으로 변모시켰다. 주희정은 “같은 선수라 내가 후배들을 지도하기 보다는 고참으로서 조언을 한다. 서로 격려하면서 자신감 잃지 않도록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로는 울산 모비스의 아이라 클라크(40)가 있다. 문태종보다 5개월 먼저 태어난 그는 실질적인 리그 최고령 선수다. 철저한 자기관리 속에 한국에서 벌써 6시즌 째 뛰고 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남자 농구는 ‘노장 만세’
입력 2015-10-16 1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