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퀸스에 11억짜리 ‘반려견 전용공원’ 논란…이유는 비싼 땅값?

입력 2015-10-16 16:55
미국 뉴욕에서 1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반려견 전용 공원(dog run)’을 만드는 것을 두고 ‘예산낭비’ 논란이 뜨겁다.

뉴욕타임스(NYT)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뉴욕 5대 자치구역 가운데 하나인 퀸스지역의 아스토리아에 시 당국이 설치하기로 한 반려견 전용 공원의 건설비용이 100만 달러(약 11억3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반려견 전용 공원이란 운동이나 놀이가 필요한 반려견들을 위해 사람들이 사용하는 공원 부지 일부를 반려견을 위한 전용공간이다.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종종 볼 수 있으며 화장실과 식수대, 놀이기구 등이 있다. 일부 반려견 전용 공원은 큰 개와 작은 개가 따로 놀 수 있도록 공간을 분리해놓거나 수영장까지 있다.

뉴욕은 미국 도시들 가운데서도 반려견 인구가 높은 곳으로 뉴욕시경제개발공사(NYCEDC)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뉴욕의 반려동물은 총 110만 마리에 달한다. 뉴욕시 당국은 공공시설에 해당하는 이 공원 건설을 추진하면서 기부금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왔고 최근 목표금액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건설비용을 들은 주민들은 깜짝 놀랐다. 건설비용이 뉴욕 시내 다른 반려견 전용 공원의 건설비용 평균(60만∼80만 달러)보다 유독 높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반려견 발바닥이 상하지 않는 특수재료 바닥재 등으로 비용이 높아졌다고 설명했지만 NYT는 뉴욕시 전체의 치솟은 부동산 가격과 높은 물가가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근 뉴저지주 에섹스카운티에 2007년 들어선 반려견 전용 공원은 넓이가 1.2에이커(4856㎡)나 되는 데도 건설비가 30만 달러(약 3억3855만원)에 그쳤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