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미국 대통령을 배출한 부시 가(家)의 일원이라는 후광을 업고 대선전에 뛰어든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대망론이 사그러들고 있다.
15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달 초 현재 선거 자금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공화당 후보는 1380만 달러(약 155억7300만원)를 연방선거위원회에 신고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다.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 후보와 마르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이 각각 1130만 달러와 1100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현재 공화당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후원금을 받지 않고 사재를 선거자금으로 쓰고 있다.
반면 공화당 주류의 큰 기대를 모았던 부시 전 주지사는 1030만 달러로 4위에 그쳤다. WP는 대선 출사표를 던진 이후 ‘충격과 경외감’을 주며 선거자금을 거칠 새 없이 빨아들일 태세였던 부시가 이제는 다른 후보와 별로 다를 게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아웃사이더’ 트럼프와 카슨에 계속 뒤처지자 정치 후원금도 말라가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기득권의 지원을 받는 대선 후보들이 민주, 공화 양당에서 예상한 것보다 강력한 도전을 받으며 후원금이라는 기득권의 이점도 급격히 잃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경선 후보까지 합칠 경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현금 보유액 3300만 달러로 전체 1위,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2710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안방’인 뉴저지에서조차 무너지고 있다. NYT는 뉴저지 럿거스대학 이글턴정치연구소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크리스티 주지사에 대한 주내 공화당원의 지지율이 5%에 그쳤다고 전했다. 지지율 1위는 32%를 얻은 트럼프, 2위는 카슨과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으로 나란히 13%를 기록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미 공화당 기대주 젭 부시, 실탄도 부족
입력 2015-10-16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