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사망자 증가, 환절기 65세 이상 성인 폐렴구균백신 접종은 필수

입력 2015-10-16 11:38
화이자 백신사업부 의학부 폐렴구균 부문 총괄 라울 이스투리즈 부사장(사진 오른쪽)과 헤더 싱즈 이사

폐렴은 우리나라 감염질환 중 사망원인 1위로, 전체 사망원인 중에서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10년 전과 비교해 12위에서 5위로 급상승했다. 폐렴은 높은 사망원인에 비해 일반인에서는 실질적으로 느끼는 위험이나 관심이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올해 상반기 메르스 유행 당시 폐렴 및 폐렴구균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과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실제 접종자수는 인플루엔자(독감)백신과 비교해 턱 없이 낮은 수준이다.

화이자 백신사업부 의학부 폐렴구균 부문 총괄 라울 이스투리즈 부사장은 “한국도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감염질환의 예방에 대한 시스템 정비를 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 등의 선진국과 같이 병원 시스템상 폐렴 위험이 높은 환자에 폐렴구균백신 접종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화이자 백신사업부 의학부 폐렴구균 부문 헤더 싱즈 이사 또한 “미국의 경우 병원 시스템상 만성질환자나 고위험군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면 폐렴구균백신을 미리 접종하도록 하고 있다”며 “병원 내 감염될 수 있는 폐렴구균 폐렴은 물론 퇴원 후 지역사회에서 걸리기 쉬운 지역사회획득성 폐렴도 미연에 방지해 전체적인 질병부담을 줄이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성인 폐렴구균백신에는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백신 두 가지가 있다. 그러나 실제 폐렴구균백신 접종이 권고되는 65세 이상 어르신의 경우 백신의 종류 및 차이 등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과 우리나라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폐렴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 만성질환자에게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우선 접종하고 23가 다당질백신을 추가 접종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지난해 권고안을 통해 모든 65세 이상 성인에게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우선적으로 권고하도록 발표했다.

국내 역시 대한감염학회가 권고안을 개정해 건강한 65세 성인은 13가 단백접합백신 또는 23가 다당질백신 둘 중 한 가지를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항체 형성 능력이 떨어지는 65세 이상 만성질환자에서는 더 효과적인 단백접합백신을 먼저 접종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23가 다당질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두 가지 백신 접종의 효과를 가장 높이기 위함이다.

성인 폐렴에서 유일하게 효과사 인정된 성인 13가 단백접합백신(프리베나13)에 대해 화이자 백신사업부 의학부 폐렴구균 부문 총괄 라울 이스투리즈 부사장과 헤더 싱즈 이사의 의견을 들어 봤다. 다음은 이들과의 일문일답.

◇싱즈 이사=폐렴구균 질환은 하나가 아니며, 다양한 부위에서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뇌수막염, 중이염, 패혈증, 폐렴 등의 원인이 된다. 오늘 이야기의 포커스는 폐렴구균성 폐렴(streptococcus pneumoniae)에 국한하겠다. 폐렴구균은 다당질 피막으로 둘러싸여 파괴시키기가 어렵다. 폐렴구균의 종류로 90여개의 혈청형이 확인되며, 항생제 내성으로 인해 치료가 어렵다. 폐렴구균은 비인두 점막에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가, 면역력이 낮아지면 발병된다. 어린이의 경우 급성중이염, 폐렴, 균혈증, 뇌수막염 등의 순으로 흔하게 발병이 되지만, 성인의 경우 비침습성 폐렴이 침습성 폐렴이나 균혈증, 뇌수막염 등 침습성 질환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난다. 따라서 성인에서는 비침습성 폐렴의 부담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싱즈 이사=CAPiTA는 65세 이상 성인에서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에 대한 PCV13백신의 예방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로 네덜란드에서 약 8만5천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임상으로서 45%의 비침습성 폐렴 예방과 75%의 침습성 질환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2013년 역학 데이터에 따르면, 하기도 호흡기 감염은 인구10만 명당 나이보정 사망율이 41.7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22%가 CAP(지역사회 획득성 폐렴)에 해당된다. 또한 미국에서 65세 이상에서 폐렴이 발생할 경우, 평균 입원비는 4200달러, 균혈증으로 인한 경우 9300달러로 막대한 의료비 손실을 야기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의료비가 많이 드는 질환 7위에 해당 된다.

한국에서도 폐렴은 입원율 1위, 사망원인 5위로 고령화 추세로 인해 질병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같은 질병 부담을 고려할 때, CAPiTA 연구를 통해 프리베나13의 폐렴 예방효과로 인한 기여도를 추산할 수 있다.

◇싱즈 이사=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폐렴구균 백신은 PCV7(프리베나 7가백신), PCV10(신플로릭스), PCV13(프리베나 13), PPSV23(23가 다당질백신) 4종이 있다. 참고로 프리베나는 현재 국내에 13가만 출시되어 있으며, 신플로릭스는 영유아에만, 23가 다당질백신에는 영유아를 제외하고 접종이 가능하다.23가 다당질백신은 23개의 가장 많은 혈청형 커버리지를 가지고 있으나, 많은 혈청형을 보유했다고 해서 가장 좋은 면역반응을 일으키지는 못한다.

또한 백신 선택에 있어 중요한 고려 요인이 실제 그 나라의 역학 상황이 어떻게 나타나는지인 것이다. 유아들에게 주로 발견 발병되는 폐렴구균 질환은 가정 내에서 나이가 듦에 따라 면역력이 약한 조부모에게 전염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면역에 가장 취약한 계층인 영유아와 노인층이 백신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ACIP의 2012년 백신 접종 권고안에는 23가 다당질백신만을 권고했었으나, 2013년에 업데이트되면서 모든 범주에 걸쳐 면역력이 건강한 경우를 제외하고 프리베나를 가장 먼저 권고하고 있다.

ACIP가 프리베나를 추가한 이유는 프리베나는 미국 FDA의 신속승인절차를 거칠 만큼 혁신적인 백신이라는 사실을 인정받았고, 당시의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대한 unmet needs가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JVCI,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PPSV23 백신을 모든 원인의 폐렴에 권고하고 있지 않음. PPSV23 백신은 효과가 낮고 지속기간이 짧기 때문에 PCV13을 추가할 것을 권고한다.

PCV13 백신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PPSV23 백신에 비해 포함 혈청형 수는 적지만 면역유도 반응은 열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뉴질랜드의 경우 PCV7에서 PCV10백신으로 변경한 이후 19A에 대한 면역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PCV13으로 변경이 권고됐다.

◇싱즈 이사=미국 툴레인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 노년층에 PCV13백신을 추가 접종하는 것이 비용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접종 10년 후에는 군집면역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추후 재평가를 거치게 될 것이며, 이후 군집면역 효과가 확인되면 권고안은 재개정될 수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PPSV만 65세 이상에서 NIP 적용이 되고 있지만 대한감염학회에서는 PCV를 우선 권고하고 있다. 아직 한국 내 성인 폐렴구균백신 접종률은 30%대로 매우 낮은 상황으로 알고 있다.

폐렴구균접종의 NIP 선정 시 중요한 것은 면역효과, 안전성 그리고 비용효과성이다.

Q. PCV13이 한국 상황에서도 비용효과성을 입증할 수 있겠는가

◇이스투리즈 부사장=한국질별관리본부와 화이자 양 쪽에서 비용효과성에 대한 연구가 동시에 진행이 되고 있다.

Q. 미국 외에 65세 이상에 PCV13을 NIP하고 있는 국가는

◇이스투리즈 부사장=그리스, 파나마, 아르헨티나 등은 해당 국가의 접종 가이드라인 권고와 정부의 예산지원이 모두 되고 있다. 독일은 정부의 예산은 제공이 되나 접종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고 있지는 않은 경우이다. 미국은 작년부터 권고안을 도입해 PCV13백신을 추가하는 것으로 NIP 프로그램이 개정됐다.

Q. 백신의 가격을 낮추어 비용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은

◇이스투리즈 부사장=하나의 13가 단백접합 백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막대한 노력과 비용이 소요된다. 백신 1도즈를 생산하는 데 2.5년이라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가격을 낮추는 문제는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닌 듯 하다.

Q. 화이자에서 13가 이후 더 많은 혈청형을 포함한 단백접합백신을 만들 가능성은

◇이스투리즈 부사장=단백접합 기술을 통해 혈청형을 추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나라마다 역학 데이터가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의 발전 단계에 대해서는 예측하여 말하기 어렵다. 다만 화이자는 혁신을 위한 모든 가능성에 대해 오픈 되어 있다.

Q. 백신의 안전성 논란에 대한 코멘트가 있다면
◇이스투리즈 부사장=백신은 면역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부작용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어떤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나타난다. 다만 각국 규제당국이 필요로 하는 모든 안전성 검증 과정을 거쳐 출시되고 있다.

Q. 향후 화이자 백신의 발전 방향은

◇이스투리즈 부사장=다양한 백신들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 10개 이상의 백신을 개발 중이다. 아직 임상 초기단계에 있는 백신 가운데는 수술 후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이라든지 매년 새롭게 조합하지 않아도 되는 독감 백신 등이 있으나 매우 초기단계의 연구로서 자세한 사항을 밝히기 어렵다.

샌디에이고=이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