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짐바브웨의 ‘국민 사자’ 세실이 잔인하게 사냥돼 전 세계 동물애호가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지 불과 3개월여 만에 짐바브웨에서 거대한 상아를 가진 희귀 코끼리가 독일 사냥꾼에 의해 희생됐다.
영국 일간 텔래그래프는 15일(현지시간) 독일인으로 알려진 사냥꾼이 지난 8일 3만9000파운드(약 6783만원)의 비용을 내고 이 코끼리를 총으로 쏴 죽였다면서 짐바브웨 역사상 가장 몸집이 큰 코끼리 가운데 하나라고 보도했다.
이 코끼리는 수컷으로 나이가 40~60살로 추정되며 54㎏에 달하는 이례적으로 큰 상아를 갖고 있다.
사냥 전문가들은 희생된 코끼리가 지난 30여년간 아프리카에서 사냥으로 죽은 코끼리 가운데 덩치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독일인 사냥꾼은 개인적인 사냥 허가를 받고 고나레조우 국립공원 부근에서 코끼리를 사냥했으며 현지의 전문 사냥꾼을 대동했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이 사냥꾼은 코끼리, 표범, 사자, 들소, 코뿔소를 사냥하기 위해 21일간 일정으로 짐바브웨를 여행했다.
짐바브웨 현지의 동물 애호가와 사파리 관계자들은 희생된 코끼리가 모두가 보고 즐길 수 있도록 보존해야 하는 동물 가운데 하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숨진 코끼리와 사냥꾼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고나레조우에서 사파리 회사를 운영하는 앤터니 카스출라는 “우리는 밀렵을 통제할 수 없으나 사냥 정책은 통제할 수 있다”면서 “이번에 희생된 코끼리 같은 경우는 문화유산으로 지정해 사냥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이번엔 짐바브웨 희귀 코끼리 독일인이 사냥
입력 2015-10-16 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