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 문제를 놓고 미국이 보이는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표했다. 참전은 비난하면서 협의는 거부하는 미국의 전략적 대응을 납득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AFP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을 방문 중인 푸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기자들을 만나 미국이 러시아 대표단의 방문을 거부한 것에 대해 “비건설적 태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또 “미국이 시리아의 정치적 안정을 위한 직접적인 대화는 거부하면서 어떻게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테러리즘에 맞서 싸우는 것을 비판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푸틴은 그러나 미국의 협조적이지 않은 태도에도 불구,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미국과 대화의 문은 계속 열어둘 것”이라며 수위 조절에 나섰다.
러시아는 이번 주 초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고위급 회담을 미국에 제안하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를 포함한 대표단을 미국에 보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미국이 러시아 대표단의 방문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며 푸틴 대통령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러시아는 현재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철퇴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시리아에서 공습에 나섰다. 미국은 그러나 러시아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 지원을 위해 정부군과 싸우는 반군 근거지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앞서 2일 “푸틴 대통령이 IS와 같은 테러단체와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바라는 온건 수니파 반군세력을 구분하지 못한다”면서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은 “재앙으로 가는 레시피”(recipe·조리법 또는 방안)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대화라도 하던가" 푸틴, 러 대표단 방문 거부한 美에 "비건설적 태도" 맹비난
입력 2015-10-15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