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인의 흉기 공격과 이를 저지하려는 이스라엘 군경의 총격 사살이 잇따르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이스라엘 점령지인 동예루살렘에 유엔군을 파병해달라고 요청했다.
15일(현지시간)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리야드 만수르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는 이날 “(이스라엘) 점령지 내 상황이 폭발 직전에 있다”며 “팔레스타인인은 ‘유엔 보호군’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스라엘) 점령지 내 팔레스타인인들을 보호할 방법들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랍권 국가 대사들은 이날 이-팔 폭력 사태에 대한 긴급 유엔 안보리 회의를 소집하기 위한 모임을 유엔에서 갖기로 했다. 만수르 대사는 이들이 모여 이스라엘군의 충돌 지역 철수, 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 국제 보호군 배치 요구 등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작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인들과의 충돌은 갈수록 격화되는 모양새다. 이달 들어서만 양측의 충돌로 팔레스타인인 32명이 사망하고 20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인들 역시 20차례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흉기 공격에 최소 8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14일에도 이스라엘 경찰은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인 2명을 잇따라 사살했다. 이날 오후 예루살렘 구시가지 ‘다마스쿠스문(門)’ 앞에서 한 팔레스타인 청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데 이어 4시간 뒤 서예루살렘에서도 다른 팔레스타인 청년이 흉기 공격 뒤 도주하다 경찰관이 쏜 총탄에 맞아 숨졌다. 지난 13일에는 예루살렘 버스에서 팔레스타인 2명이 총기와 흉기로 승객들을 공격해 이스라엘인 2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의 흉기 공격을 차단하기 위한 강경책을 연이어 내놓았다.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예루살렘에서 폭력 사태 발생 시 아랍인 주거 지역을 봉쇄하고 통행을 금지하는 방안을 승인하는 한편 예루살렘 곳곳의 대중교통 시설에 보안 병력을 배치했다. 팔레스타인 공격자들의 가옥을 철거하고 자산을 압류하는 동시에 현장에서 사살된 시신 역시 가족들에게 인계하지 않기로 했다. 자기방어를 위해 이스라엘인들의 총기 소지 규정도 완화할 예정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격화하는 이-팔 갈등... 팔 대사 유엔군 파병 요청해
입력 2015-10-15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