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라” 최광 국민연금 이사장,기금본부장 연임 갈등 한발 물러서

입력 2015-10-15 20:57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한 '비연임' 결정과 관련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시간을 달라"며 한걸음 물러나는 자세를 보였다.

15일 복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동욱 인구정책실장은 이날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사옥에서 최 이사장을 만나 홍 본부장에 대한 비연임 결정을 철회하고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최 이사장은 "조금만 시간을 달라. 조만간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전날 최 이사장에게 공문을 보내 "비연임 결정을 재검토하라"고 요청하며 "(사태에 대해) 이사장이 책임을 져야한다"며 사실상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압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최 이사장이 공식 입장을 밝히기 전까지는 징계나 해임 건의 같은 추가 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했다.

복지부는 국민연금공단과 최 이사장에 대해 기관 경고나 기관장 경고 등의 징계를 할 수 있지만 이보다 강도 높게 대통령에게 최 이사장의 해임을 건의할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대한 면직은 임명 절차와 마찬가지로 복지부 장관의 제청에 따라 대통령이 결정한다. 최 이사장의 임기는 내년 5월 말까지다.

앞서 최 이사장은 12일 복지부의 반대를 무릎쓰고 홍 본부장에게 '연임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기금운용본부장의 임기는 2년이지만 실적평가에 따라 1년에 한해 임기가 연장될 수 있다. 홍 본부장의 2년 임기는 11월 3일까지여서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최 이사장과 홍 본부장은 정부의 국민연금 기금 지배구조 개편안과 삼성물산[028260]-제일모직 합병안에 대한 의견 등에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이사장이 장고 끝에 어떤 입장을 밝힐지에 따라 최 이사장과 복지부 사이의 갈등이 매듭을 지을지, 사태가 장기화될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최 이사장이 뜻을 굽히지 않아 최 이사장과 복지부가 스스로 문제를 풀지 못한다면 임면권자인 대통령이 귀국하는 이번 주말이 사태 해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