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경찰청이 수조원대 유사수신 사기범 조희팔(58) 최측근 강태용(54)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를 받고 있는 정모(40) 전 경사의 잦은 중국 출국 기록에 주목하고 있다. 조씨가 중국으로 도피한 2008년 12월 이후 중국 출국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 조씨와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대구지방경찰청은 15일 2007년 8월 대구 동구에 제과점을 개업하면서 강씨 측에게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씨는 강씨 검거 소식이 전해진 후인 13일 오전 중국 광저우로 떠났다가 중국 공안에 의해 입국 거부를 당했고,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아와 경찰에 붙잡혔다.
정씨의 중국 출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1년 10월 21일부터 2015년 6월 19일까지 총 28회 출국(중국23·태국1·필리핀2·홍콩2) 기록 중 조희팔이 중국으로 도피한 이후인 2008년 12월 이후 중국에 21차례나 다녀왔다.
정씨는 대구지방경찰청 수사2계에 근무하던 2009년 5월에 중국 옌타이에서 도피 중이던 조희팔 등과 만나 골프와 향응을 접대 받았던 사실이 드러나 2012년 9월 파면과 동시에 구속 기소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를 받았다.
정씨는 조희팔과 만나고 돌아온 후 파면되기 전까지 경찰 근무 중에도 중국을 10차례나 다녀왔다. 파면된 후에도 10차례나 더 다녀왔고 이번에도 중국으로 출국하다 붙잡혔다.
정씨는 2009년 이후 조희팔을 만난 적이 없고, 중국은 사업차 다녀온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지만 경찰은 잦은 중국행이 조희팔 등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출입국 기록을 토대로 정확한 방문 목적을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친구인 이모(41)씨와 동업으로 제과점을 운영했는데 이씨가 투자한 1억원이 조씨나 강씨 측에서 나온 사실은 전혀 몰랐다며 범행 일체를 부인했다. 이씨는 조씨 사업체에서 직원으로 일한 사람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광저우행 편도 티켓만 갖고 있던 점으로 미뤄 도주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중국에서 조희팔에 골프 접대 받은 전직 경찰관, 조희팔 중국 도피 후 21차례나 중국 출국
입력 2015-10-15 2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