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에서 어시스트는 가드의 전유물로만 여겨져 왔다. 그러나 여기 최장신 도움왕을 꿈꾸는 사나이가 있다. 울산 모비스의 포워드 함지훈(31·198㎝)이다.
함지훈은 1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15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모비스의 80대 76 승리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기록은 어시스트. 무려 12개의 도움을 올리며 더블-더블을 했다. 팀의 주전 가드 양동근 보다 2배나 많았다.
올 시즌 함지훈은 가드 못지않은 활약을 코트에서 보여주고 있다. ‘빅맨’이지만 가드 출신답게 넓은 시야와 빼어난 어시스트 능력을 갖췄다. 15일 현재 경기당 평균 6.4개의 도움을 주며 이 부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창원 LG 가드 양우섭(4.25개)보다 2개 이상 많다. 지금까지 출전한 10경기에서 두 자릿수 어시스트를 3차례나 했다. 1라운드 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운 ‘야전 사령관’ 양동근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큰 활약을 펼쳤다.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011-2012 시즌 크리스 윌리엄스(당시 고양 오리온스)가 평균 6.02개 어시스트로 부문 1위에 올랐던 이후 4시즌 만에 처음으로 포워드 도움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선수로 따지면 원조 ‘포인트 포워드’(포인트 가드+포워드) 현주엽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함지훈은 “감독님이 팀원 전체가 모든 역할을 공유하며 움직이라는 주문을 많이 한다. 외곽에서 가드도 보고 여러 역할을 수행하다 보니 도움 횟수가 자연스럽게 많아진 것 같다”며 “호흡만 잘 맞으면 도움왕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도움왕은 가드 전유물? 모비스 함지훈 “No”
입력 2015-10-15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