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한 14일 저녁(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는 한·미 양국의 우정을 재확인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노래가 울려 퍼졌다. ‘한·미 우호의 밤’ 행사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한반도 통일이 한·미 동맹의 궁극적 비전이라는 점을 역설했고, 미국 측 인사들은 양국의 오랜 우정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동맹 강화를 통한 통일의지=박 대통령은 특히 “한·미 동맹이 그려가는 미래비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 통일”이라며 밝혔다. 이어 “혼자 꾸는 꿈은 단순히 꿈에 불과하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했다”며 “한·미 양국이 더 큰 평화와 번영의 원대한 꿈을 공유하면서 희망찬 미래로 함께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주색 저고리와 옥색 치마 한복차림으로 행사장인 멜론 오디토리움에 들어선 박 대통령은 한·미 동맹의 튼튼한 기반도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조부 때부터 3대에 걸쳐 우리나라를 돕고 있는 다이애나 두건 전 미국 국무부 대사를 언급하며 “한국이 식민지에서 광복을 이뤄낼 때도, 전쟁을 거쳐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이뤄내는 과정에서도 미국은 한국의 가장 든든한 동맹이었다”며 “양국 국민의 피를 나눈 우정은 한·미 동맹의 뿌리를 더욱 깊고 튼튼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대한제국 당시 독립운동부터 민주화 시기 등 한국 근현대사 고비마다 우리나라 발전에 기여한 미국 측 인사들을 일일이 소개하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들 중 제임스 로버트 루니 제독, 에드워드 라우니 장군은 65년 전 6·25전쟁 당시 흥남철수작전에 참여한 인물이다. ‘한국판 쉰들러’로 불리는 루니 제독은 당시 1만4000여명의 피난민을 구한 미국 상선 메리디스 빅토리호의 1등 항해사였다. 박 대통령은 행사에 앞서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 행사에서 그를 만나 “당신은 진정한 영웅(true hero)”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미국 전·현직 고위각료 총출동=행사에는 존 케리 국무부 장관, 척 헤이글 전 국방장관, 존 홀드렌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애브릴 헤인스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 등 미국 정부 전·현직 외교안보 핵심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싱크탱크와 학계, 언론계 인사, 독립유공자 후손 등을 포함해 600여명이 참석했다.
케리 장관은 환영사를 통해 “한·미 동맹은 미국인과 한국인이 함께 하면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오래된 발견에 기초해 있다”며 “좋을 때나 그리 좋지 않을 때나 양국은 늘 서로의 편이 돼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최근 ‘늘 푸른 동맹’을 상징하는 소나무 묘목을 선물 받았다고 소개한 뒤 “답례로 윤 장관에게 마운트버논의 튤립나무를 선물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300년간 300피트(91.44m)가 자라니 거실에 심지는 말라”고 윤 장관에게 말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미 ‘제조업 신(新)르네상스’ 제안=박 대통령은 앞서 대한상의와 전미제조업협회(NAM) 주관으로 시내 호텔에서 열린 ‘한·미 첨단산업 파트너십 포럼’에서 양국 제조업의 ‘신르네상스 시대’ 개막 의지를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미국과 한국은 메이킹 인 아메리카(Making in America)와 제조업 혁신 3.0을 통해 제조업에서 신성장 동력과 경제혁신의 모멘텀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간 공동 연구개발(R&D)과 엔지니어링 분야 협력, 공동 네트워크 구축, 우주·에너지신산업 등 첨단산업 협력강화 등 한·미 경제동맹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3대 협력 방향도 제시했다.
워싱턴=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朴대통령 “한미동맹비전은 한반도 통일”
입력 2015-10-15 1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