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목런(목동구장 홈런)’의 주인공은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였습니다.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 5회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두산 베어스 투수 노경은의 2구째 슬라이더를 보고 시원하게 방망이를 휘둘렀습니다. 타구는 담장 중간을 정확히 갈랐는데요. 비거리 125m 솔로포였습니다.
넥센은 이 홈런으로 6대 2까지 달아났습니다. 벼랑 끝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듯 했죠. 그러나 두산에 역전패를 당하면서 바라던 것과 달리 올시즌 가을 야구를 일찍 마쳤습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왕왕 이슈가 됐던 ‘목런’은 이날 박병호의 홈런을 끝으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목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었는데요. 담장까지 좌우 98m, 중앙 118m. 일부 야구팬들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인 목동구장에서 만들어지는 홈런을 ‘목런’이라고 놀렸습니다. 특히 홈런 타자였던 박병호에게 목런이라는 수식어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녔죠.
반대로 넥센팬들에게 ‘목런’은 단번에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일종의 필살기였습니다. 박병호를 비롯한 넥센 타선의 화끈한 목런쇼가 펼쳐질 때면 관중들은 사이다를 마신 듯한 청량감을 느꼈죠.
고척 스카이돔에 새로운 집을 마련한 넥센은 올시즌을 끝으로 목동구장을 떠납니다. 박병호는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노립니다. 2015시즌 넥센 야구는 마지막 목런과 함께 막을 내렸습니다.
박병호가 때려낸 수많은 홈런 중 하나일 뿐인데요. 뭔가 짠한 이 기분은 뭘까요.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목동도 이젠 안녕!” 박병호의 ‘라스트 목런포’
입력 2015-10-15 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