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의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7회초 토론토 블루제이스 포수 러셀 마틴의 공이 추신수의 방망이를 맞고 흘러 득점한 순간을 머릿속에서 지우지 못했다. 승리의 여신이 텍사스를 향해 미소를 지은 순간 거짓말처럼 당한 역전패는 배니스터 감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배니스터 감독은 15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 원정경기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3대 6으로 패배한 뒤 7회초 행운의 득점 상황을 언급했다.
배니스터 감독은 “(마틴의 손에서) 공이 던져졌다. 그 공이 추신수의 손을 맞고 흘렀다. 살아 있는 공이었다. 그게 규정이다. 우리 선수(3루 주자 루그네드 오도르)는 고개를 들고 있었고 결국 득점했다. 우리는 그만큼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배니스터 감독은 마틴의 공이 추신수의 손에 맞았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방망이에 맞았다.
추신수는 2대 2로 맞선 7회초 2사 3루에서 토론토의 두 번째 투수 애런 산체스와 2스트라이크 2볼로 맞서 있었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산체스의 4구째를 확인하고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타격 자세를 풀었다. 하지만 타석을 벗어나진 않았다. 방망이를 손에 쥔 상태로 왼팔을 앞으로 뻗어 3루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틴은 산체스에게 공을 돌려주기 위해 던졌다. 여기서 공은 추신수의 방망이를 맞고 내야로 흘렀다. 3루 주자 루그네드 오도어는 쏜살같이 질주해 홈을 밟았고, 주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토론토의 배터리와 코칭스태프는 볼데드, 즉 경기의 일시중단 상황이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마틴의 실책으로 인한 텍사스의 득점이었다.
당초 항의했던 텍사스의 존 기븐스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태도를 바꿔 심판들을 옹호했다. 기븐스 감독은 “심판들이 훌륭한 일(판정)을 했다. 정말로 쉽지 않은 플레이였다”며 “이런 상황을 본 적이 없다. 결과적으로는 모든 게 잘 풀렸다”고 말했다.
배니스터 감독은 토론토 선발투수 마커스 스트로먼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점을 패인으로 꼽았다. 배니스터 감독은 “스트로먼으로부터 점수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텍사스는 3대 6으로 졌다. 텍사스는 디비전시리즈 1~2차전을 모두 쓸어 담았지만 이후부터 3연패를 당한 리버스 스윕으로 무릎을 꿇었다. 텍사스의 올 시즌도 막을 내렸다. 토론토는 7전4선승제로 아메리칸리그 우승을 결정할 챔피언십시리즈로 진출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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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15 1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