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에 재직해온 유명 천문학자 제프리 마시(61)가 대학 당국의 조사 결과 성희롱을 저지른 것으로 판명돼 사직하기로 했다고 미국 AP통신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AP통신이 취재원으로 인용한 이 대학의 고위 행정가는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마시 교수의 사직에 관해 공개로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UC 버클리는 마시가 이 대학의 성희롱 금지 정책을 위반한 것으로 판정했으나 상세한 조사 결과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조사는 마시로부터 강의를 듣거나 그의 지도로 연구를 한 여학생들이 신고를 해 시작됐으며, 2001년 혹은 그 이후에 발생한 마시의 성희롱 의혹 사례를 다뤘다.
AP통신은 마시에게 이메일을 보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UC 버클리에 1999년부터 재직 중인 마시 교수는 우리 태양계 바깥에 있는 외행성(exoplanet)에 관한 전문가로 유명하며, 유력한 노벨상 후보들 중 하나로 거론돼 왔다.
마시가 성희롱 의혹으로 대학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 그리고 올해 6월에 그가 성희롱을 저질렀다고 판정한 조사보고서가 나왔으나 대학 당국이 경고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는 사실은 지난주 미국의 기술 전문 매체 버즈피드의 특종보도로 공개됐다.
당시 버즈피드는 미공개 조사보고서를 인용해 마시가 학생들에게 키스, 만지기, 마사지 등 원치 않는 성적 접근을 계속했다는 여성 4명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전했다.
버즈피드는 마시의 성희롱이 천문학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그가 학계의 거물이어서 학교 당국과 동료 천문학자들이 이를 쉬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시는 이런 보도가 나온 후인 지난 주에 공개로 사과했으나 UC 버클리 학생들과 여성단체 관계자들은 대학 당국이 마시를 파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하며 대학 당국에 압력을 가해 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천문학계 거물’ 美 버클리대 교수 성희롱 의혹에 끝내 사퇴
입력 2015-10-1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