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한 너는 고객도 아냐” 콜센터 상담직원 반격

입력 2015-10-15 07:37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국민일보 DB

KB국민카드가 콜센터 상담 직원에게 욕설을 하고 성적 모욕감을 준 회원을 성폭력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감정 노동자에 대한 고객 폭언을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네티즌들은 “콜센터 직원도 사람이다, 고발 한번 잘 했다”며 소식을 반겼다.

KB국민카드는 지난 12일 콜센터 상담 직원에게 욕설을 퍼붓고 성적 모욕감을 준 회원 A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

금융회사들은 그간 콜센터 직원들이 욕설을 듣거나 성희롱을 당해도 쉽게 대응하지 못했다. 해당 고객이 금융당국에 불친절 등을 문제 삼아 민원이라도 넣으면 금융기관 평가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고발건을 달랐다. KB국민카드측은 “고객에게 법적으로 대응하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상담원에게 지나친 모욕을 주는 행동에 경종을 울리자는 차원에서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4일 KB국민카드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안내 직원이 전화를 받자마자 다짜고짜 욕설을 퍼붓고는 성적인 모욕감을 주는 발언을 했다. 별다른 민원이나 요구 사항도 없었다.

그는 통화 한번 이후 집요하게 전화를 걸었다. 8차례 통화 동안 9명의 직원이 A씨의 무차별 욕설과 성희롱에 시달렸다.

A씨의 폭언을 들은 직원 9명은 정신과 상담까지 받았고 그 중 1명은 퇴사 의사를 밝혔다고 KB국민카드는 전했다.

네티즌들은 콜센터 직원의 고객 폭언과 성희롱에 대한 적극적인 회사 대처를 칭찬했다.

“고객이란 이름으로 갑질 좀 그만해라” “이런 뉴스를 보니깐 속이 다 시원하다” “저런 사람들은 고객도 아니다” 등 의견이 나왔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