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군단’ 인천 유나이티드와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축구’ FC 서울이 2015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에서 맞붙는다.
인천은 1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윤상호의 결승골과 케빈의 추가골을 앞세워 전남 드래곤즈를 2대 0으로 꺾고 창단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1970년생 동갑내기로 절친한 김도훈 인천 감독과 노상래 전남 감독은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상위 스플릿 합류에 실패했다. 두 감독 모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기 위해선 상대를 꺾고 대회 결승에 올라 FA컵 트로피를 품어야 했다. 지략 대결이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수비 지향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스타일이지만 이날은 경기 초반부터 선수들에게 활발한 공격을 주문했다. 그러나 전남의 탄탄한 수비에 막혀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했다. 이에 맞서 노 감독도 스테보 등 주전 공격수들을 총동원했지만 인천의 압박 수비에 막혀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양 팀은 0-0으로 비긴 채 전·후반 90분을 마쳤다.
연장 전반 30여초 만에 환호성이 터졌다. 인천 미드필더 윤상호는 아크서클 부근에서 크로스를 받아 상대 수비수들과 볼 경합을 벌인 뒤 왼발슛을 날려 전남 골문을 열었다. 인천 골잡이 케빈은 연장 후반 9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강한 오른발슛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왜 인천이 돌풍을 일으켰는지 보여 준 경기였다”며 “투혼을 발휘해 준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 첫 골을 터뜨린 윤상호는 “골을 넣은 것보다 팀이 이겨 더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서울은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준결승에서 다카하기의 선제골과 아드리아노의 결승골에 힘입어 2대 1 승리를 거두고 2년 연속 결승에 올랐다. 지난 시즌 결승전에서 성남 FC에 패한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FA컵을 들어올리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했기에 오늘 승리할 수 있었다”며 “지난해의 아픈 기억을 잊기 위해 준비를 잘 해서 꼭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과 서울의 결승전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인천=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인천·서울, FA컵 결승에서 격돌
입력 2015-10-14 2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