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양제츠 중국 국무위원(부총리급)이 난징(南京) 대학살 관련 자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둘러싸고 치열한 설전을 나눴다.
아베 총리는 14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양 국무위원과 회동을 갖고 중국 측이 난징 대학살 자료를 세계 기록유산으로 신청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과거의 불행한 역사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일중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양 국무위원은 “역사를 제대로 인정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뒤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한 것은 이미 국제적으로 정설이 있다”고 맞받아쳤다.
일본 정부는 지난 10일(한국시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난징 대학살 관련 자료의 진위, 중국 정부가 30만명 이상이라고 주장하는 희생자 수 등에 이견을 제시하면서 유네스코 분담금 지급 중단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집권 자민당의 외교부회 등은 14일 유네스코에 난징 대학살 자료의 등재 철회와 심사 제도 개선을 요청하도록 정부에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또 유네스코의 대응에 따라서는 분담금과 기부금 지급을 정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역사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중일관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고위급 대화를 거듭하고, 전략적 호혜 관계에 따라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중일 관계 개선과 정상회담 개최에 의욕을 보였다. 양 국무위원은 “일본 측과 서로 다가서서 관계 개선과 발전을 추진하고 싶다”며 동조했다고 교도는 전했다.
두 사람은 또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주변에서의 양국간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해상 연락 메커니즘의 조기 운용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에 뜻을 같이했다.
양제츠는 제2차 중일 고위급 정치대화 참석차 전날 일본을 방문,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국장과 회동했다. 양제츠가 일본을 찾은 것은 2013년 국무위원으로 승진한 이후 처음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아베와 中양제츠 설전 “난징문서 세계유산 신청 유감”
입력 2015-10-14 2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