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벌도 결국 죽는다” 朴대통령 빗댄 과거 발언 새삼 주목...통진당 출신 강동원

입력 2015-10-14 18:47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2012년 대선 개표조작 의혹을 제기한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62·전북 남원순창)은 평소부터 이 문제에 매달려온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몇 달 전에는 지난 대선이 개표조작 선거였고, 무효라는 주장을 담은 '개표조작으로 침몰하는 대한민국호'라는 제목의 책을 당 소속 의원들에게 돌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 책은 포털사이트인 '다음'의 대화방인 아고라에서 활동해온 한 목사가 펴낸 것이다.

또 의원총회에서도 대선 개표조작의혹을 제기한 적이 있다고 의원들이 전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법원행정처장을 대상으로 시민단체가 제기한 대선 무효소송에 대한 법원 심리가 지연돼선 안된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동안 야당 인사들이 여권의 '대선불복 공세'를 경계해 이와 같은 언급을 피해왔던 점에 비쳐볼 때 이례적인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강 의원은 지난해 12월에는 개표부정 논란을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며 현행 전자개표 방식이 아닌 투표소별로 수개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문제의 대정부질문에 앞서 일부 원내지도부 인사는 강 의원이 이 문제를 제기하지 말라고 만류했지만 "간단하게 그냥 한마디만 하겠다"는 강 의원의 말을 믿고 일단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 원내지도부 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정교과서 문제에 집중해야 하니 행여라도 엉뚱한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미리 말했었다"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정부질문 요지에 나온 소제목(' 18대 대선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음. 이런 부정선거 논란에 대한 입장은')을 보긴 했지만, 구체적 내용은 몰랐다"며 "현재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대정부질문이 끝난 뒤 일부 가까운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나의 소신이었다"고 거듭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은 현재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있으며, 14일 대정부질문을 위한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국회로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도 전날밤부터 계속 접촉을 시도했지만 아직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한다.

강 의원은 평민당 시절 김대중 당시 총재 비서 및 당 국장을 지내는 등 동교동계에 뿌리를 둔 인사이다. 2003년 개혁당 전북 상임대표 등을 거쳐 2012년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 간판으로 전북 남원·순창에 당선됐다.

통합진보당 분당 사태 때 진보정의당으로 갔다가 2013년 5월 진보정의당을 탈당, '안철수 신당' 합류가 점쳐졌으나 지난해 3월 안철수 세력과 구 민주당이 새정치민주연합으로 통합하면서 새정치연합에 입당했다.

지난 7월 청와대의 국회법 거부권 행사 정국 당시 당 회의에서 여권의 권력투쟁을 비판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여왕벌'에 빗대어 "여왕벌도 결국 죽는다. 충성스런 일벌들에 의해 죽임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는 '과격발언'을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현재 원내부대표 및 국회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