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구장 닭다리 투척… 오재원 겨냥?

입력 2015-10-14 17:34
트위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주장 오재원이 넥센 히어로즈 팬들에게 단단히 찍힌 것일까.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그라운드로 날아든 닭다리가 뒤늦게 포착됐다. 관중 퇴장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이물질 투척 사건이지만 위협적이기보단 우스꽝스러운 장면이어서 야구팬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야구팬들은 14일 SNS에서 “누군가가 대기타석에 있는 오재원을 향해 던졌다”며 타석 오른쪽에 방망이와 나란히 놓인 닭다리를 촬영한 사진을 퍼뜨렸다. 사진은 두산과 넥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 지난 1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1루 관중석의 누군가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만으로는 정황을 파악할 수 없지만 목동구장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닭다리가 떨어진 타석 주변에는 선수가 없었다. 닭다리를 맞은 선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SNS에서 사진을 재배포하는 야구팬들의 주장이 일치하는 점, 경기 중 오재원을 향한 야유소리가 유독 컸던 점으로 볼 때 넥센 팬 중 누군가가 오재원에게 불만을 품고 닭다리를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오재원은 유난히 많은 야유를 받았다. 넥센 팬들과의 악연 때문이다. 오재원은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 벤치클리어링을 촉발했다는 이유로 넥센 팬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넥센의 타자 서건창이 8회 무사 주자 1·2루에서 번트를 대고 1루로 진입할 때 두산의 1루수 오재원은 왼발로 베이스를 밟고 포구하면서 두 팔과 다리를 벌리고 있었다.

서건창은 아웃됐지만 심판에게 항의했다. 위협을 느꼈다는 이유에서였다. 서건창과 오재원은 언쟁을 벌였다. 이는 두 팀의 벤치클리어링으로 번졌다. 벤치클리어링은 물리적인 충돌 없이 끝났지만 두 팀 팬들의 논쟁은 인터넷에서 계속됐다. 지난 6월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경기에서 ‘죽창 돌격’으로 한 차례 입방아에 올랐던 오재원이어서 넥센 팬들의 비난이 컸다. 두산 팬들은 오재원의 ‘길막’ 동작이 포구를 위해 불가피했다고 반박했다.

야구팬들은 닭다리 사진을 놓고 웃었다. 두산과 넥센의 반목보다는 닭다리가 그라운드에 놓인 엉뚱한 장면이 야구팬들에게 간지럼을 태웠다. 야구팬들은 “장외보다는 장내에서 승부하라. 두 팀이 장외에서 싸우면 2위 NC 다이노스와 1위 삼성 라이온즈만 즐겁다” “준플레이오프의 승자를 가리면 화해하라. 오재원과 서건창이 악수하며 격려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두산과 넥센은 오후 6시30분 목동구장에서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벌인다. 두산은 여기서 승리하면 플레이오프로 진출한다. 넥센은 4차전과 오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5차전 원정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관련기사 보기]